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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얼굴없는 천사' 재출현

2008·2009년 말 이어 올 설 명절 쌀 기부

종적을 감춘 진안의 '얼굴없는 천사'가 다른 모습으로 뒤늦게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2년째 진안읍사무소 앞에 백미 수십포대를 기부해 왔던 기부천사의 출처를 놓고 설왕설래 한지 40여일만이다.(본보 2009년 12월 24일·2010년 12월 29일 보도)

 

끝까지 자신을 밝히기를 꺼려한 이 50대 추정 남자는 설을 앞둔 이달 2일, 진안읍 사무소에 "쌀을 전할 미곡상회를 알려달라"며 전화를 걸어왔다고 이항노 읍장이 8일 취재진에 전했다.

 

그러면서 이 남자는 "굳이 얼굴없는 천사를 왜 찾으려 하냐. 알리지 않고 선행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묘한 뉘앙스까지 남긴 것으로 전해져 '얼굴없는 천사'와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결국 이 읍장은 신상이 밝혀지지 않은 익명의 기부자에게 한 쌀 가게를 알려줬고, 곧바로 해당 미곡상회에 40kg들이, 20kg들이 백미 20포대가 기부돼 있었다고 귀뜸했다.

 

이에 따라 이 읍장은 이 얼굴없는 천사가 기부한 사랑의 쌀을 그의 뜻에 따라 진안읍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세대에 전달했다.

 

이항노 읍장은 "발신번호로 봐 전주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여겨진다"면서 '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의 글 귀처럼 진정한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한 미상의 남성에 감사의 마음을 본보를 통해 전해왔다.

 

한편 이 얼굴없는 천사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12월 23일을 전후해 새벽을 틈타 트럭을 몰고와 읍사무소 앞에 시가 120만원 상당의 10kg들이 쌀 50포를 놓고가 지역에 잔잔한 화제가 됐었다.

 

이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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