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역사적 유물들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보통 이곳에 전시되는 물품들은 뭔가 대단하고 유서깊은 무언가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전주역사박물관 2층 기증기탁전시실에는 우리 조상들이 일상의 삶 속에서 찾아낸 다양한 물품들이 저마다 역사가 있다. 이곳은 시민들이 자신의 소중한 유물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우리 선조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활성화 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전시실은 들어서면서부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하면 된다. 총 7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삼국시대 토기가 전시되어 있다. 삼국시대 토기에 대한 설명과 함께 긴목굽항아리, 광구장경호, 양이부호, 토제단지, 단경호 등이 전시되어 있다.
두 번째 주제는 안방·부엌이다. 안방은 가족들의 일상적인 거처이자 어머니의 주된 가사공간이기도 하였습니다. 그에 걸맞게 위 섹션에는 규중칠우, 다듬잇돌, 다듬잇방망이, 속적삼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일상적이지만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는 부엌용기인 상, 놋그릇, 수저, 떡살, 옹기식초병, 술통 등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세 번째 섹션의 주제는 민화·고사도다. 위 섹션에서는 일상생활에 연관된 실용적인 그림이자 생활공간을 꾸미기 위한 장식적 그림이었던 민화와 옛 소설이나 전설, 고사 등을 그린 고사도를 만나보실 수 있다. 네 번째 섹션에서는 화폐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서 해방이후까지의 변화된 화폐가 소개 되어 있다.
다섯 번째 섹션에서는 서화첩을 만나보실 수 있다. 조선 말 해강 김규진이 펴낸 해강죽보와 조선명필로 유명한 추사 김정희의 서첩,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한석봉의 석봉서첩 등 시, 서, 화 여러 방면에서 다재다능했던 사대부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여섯 번째 섹션에서는 고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효자 박진의 효행을 기록한 책인 죽정공효행록, 이석간, 채득기, 박렴 등 명의 세사람의 치료법을 모아 만든 필사본인 '삼의경험방', 문과자와 음관의 인명록인 '문음팔세보'가 전시되어 있다. 옛 문헌은 당시의 시대상과 관심사, 문화를 가장 직접적이고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자료로서 소장가치가 매우 높은 사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대한제국 황실가를 소개하고 있다. 조경단향축궤, 순종국장록, 이왕가기념사진첩, 대한제국 황실인물들을 담은 사진액자 등을 살펴 볼 수 있다. 왠지 모르게 대한제국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눈물이 왈칵 나오려 하는 경험은 저만 겪어본 일은 아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전주역사박물관의 유물기증·기탁 특별전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증·기탁한 유물 하나하나가 모여서 이루어진 매우 의미 있고 값진 전시다.
혹시 집에 방치해둔 유물이 있다면 전주역사박물관의 유물 기증·기탁 운동에 동참해보시는 건 어떨까. 직접 기증·기탁을 하지 않더라도, 봄기운이 완연한 주말! 가족, 친구, 연인의 손을 잡고 전주역사박물관 나들이에 나서보시길 권하고 싶다. 전주역사박물관의 유물기증·기탁 특별전 '아름다운 공유 2013'은 12월 31일까지 열린다.
※ 방소희씨는 현재 전북대 역사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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