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1-28 23:31 (목)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주말 chevron_right 블로거, 전북을 탐하다
일반기사

말 타기 짜릿…게임보다 재밌는 다도체험!

익산 농촌교육농장 대파니목장·낭산다례원

▲ 익산시 삼기면 대파니목장에서 익산 망성초 학생들이 소 먹이주기 체험을 하고 있다.

봄은 마음으로 먼저 온다는데 가만히 있어도 울렁울렁 들뜨는 걸 보니, 그 말이 딱 맞다. 나이를 먹어 주름이 하나 더 늘었지만 신기하게도 자연은, 봄은 더 어려진 얼굴이다. 이렇게 좋은 날,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의 속살인 봄 들녘의 참모습을 일러주면 어떨까? 지난해 새롭게 농촌교육농장으로 선정된 2곳을 소개한다.

 

△‘다가닥 다가닥~’ 동물친구들과 교감

 

지난해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익산시 삼기면 대파니마을은 행정구역상 이름은 죽청마을로 오래 전부터 대밭이 많고 푸르다 하여 ‘대파니’라 불렸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죽정천과 대나무, 사계절 푸르고 청정한 미륵산을 등지고 있으며, 천연기념물인 부엉이가 서식하고 있는 곳이다.

 

방문한 날에는 익산 망성초등학교 학생 20여명이 체험에 나섰다. 목장 가운데에는 ‘쉐인’과 ‘코난’ 두 마리 말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말을 본 아이들은 자기 키를 훌쩍 넘는 크기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호기심이 발동해 이내 너도나도 먼저 타보겠다고 난리다. 말에 오르기 전 ‘교관’인 임 이장님은 안전을 위해 말의 특성과 주의사항을 일렀다. 이장님의 도움을 받아 말에 오른 아이들은 등을 쭉 편 채 제법 의젓한 폼을 선보였다. 조심스럽게 갈기를 쓸어보기도 하고, 말 이름을 친근하게 불러보기도 했다. 아이들을 인솔한 선생님은 이때를 놓칠세라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던 동물을 가까이에서 생김새도 살펴보고 특성도 배우니 아이들은 그야말로 집중모드다. 특히, 승마를 통해 자세교정과 호연지기의 마음을 기르는 일은 교과과정 가운데 도덕·체육과 연결된다. 이날 체험에 참가한 박재영 양은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말을 직접 타보니 신기하다”고 했고, 정예지 양은 “씰룩씰룩 말이 움직일 때마다 몸이 왼쪽, 오른쪽으로 기우는데 그게 재밌기도 하면서 짜릿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말을 탄 뒤엔 농장 뒤 우사로 이동해 소 먹이주기에 나섰다. 마른 짚을 소에게 가져다주는 간단한 체험이지만 큰 눈을 뻐끔거리며 ‘음메~’하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여간 낯선 게 아니다. 지푸라기를 본 소는 아이들이 가까이 가자 혀를 내밀어 날름 먹이를 낚아챈다. 침이 마구 쏟아지지만 그래도 어쩐지 귀엽고 친근하다. 소 귀에는 저마다 바코드 번호가 붙어있다. 소가 언제 태어났는지, 어미는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표식이다. 아이들은 소 가까이 다가가 번호를 살피며 나름 뒷조사(?)에 여념이 없다. 얘랑 얘는 형제이고, 얘가 얘 엄마이고, 이게 맞다, 저게 맞다, 종알종알 병아리처럼 수다를 떤다.

   
▲ 익산시 낭산면 낭산다례원을 찾은 익산 함라초 학생들이 다도를 배우고 있다.

△차 한 잔에 예와 봄을 만나

 

낭산다례원은 익산시 낭산면 성남리에 자리하고 있다. 소나무 숲과 연못, 장독대, 닭장과 마당 등 다례원은 9917㎡의 넓디넓은 정원을 품고 있다. 이름이 ‘다례원’이기에 차 파는 찻집인가 해서 들르는 이도 있지만, 차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연구하고 교육하는 ‘민간 학교’ 정도로 생각하면 쉽다.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족 등 한국문화를 배우려는 이들에게 차와 예절 등 우리 문화를 깊이 있게 알리는 곳이다. 이날 마침 익산 함라초등학교 3학년 학생 10여명이 수업에 참여했다. 먼저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우리 전통 인사인 공수와 배례를 익히는 시간부터 가졌다. 친구끼리 하는 낯선 인사가 어색하기도 했지만, 뭔가 존중해주는 마음이 우러나는지 장난기 없이 차분하게 인사를 따라한다.

 

인사법을 배운 후에는 찻상을 아름답게 꾸미는 ‘다화꾸미기’가 이어졌다. 다화는 차 옆에 두는 꽃인데 일종의 자연재료를 이용한 꽃꽂이다. 아직 봄꽃이 만발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이 주는 재료는 풍성했다. 마른 잎을 줍기도 하고, 장독대 이리저리 떨어진 겨울의 흔적을 모아 다화를 꾸몄다. 이 모든 과정은 사실 미술·도덕과도 다 연결된다. 다화만들기가 끝나고 다기 이름과 차 우리는 순서를 익혔다. ‘다건을 들고 탕관 물을 식힘사발에 붓는다, 다관 뚜껑을 열어 뚜껑받침에 놓는다, 식힘사발의 물을 다관에 붓는다’ 등 무려 12가지나 되는 복잡한 과정이었지만 아이들이 진지하고 차분하게 잘 따라왔다. 체험에 참여한 뒤엔 소감을 글로 적고 발표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신정화 양은 “친구에게 따뜻한 차와 좋은 말을 전했는데 오히려 내 마음이 따뜻해진 거 같다”고 했다. 신재웅 군은 “다도체험이 지루할 줄 알았는데 혼자 게임할 때보다 재밌었다”고 말했다.

 

새 학기를 시작하며 떨리는 감정과 웃음이 돋고, 예쁜 말 고운 말이 오가니가거니 하자 겨우내 바싹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 듯한 표정이다.

 

△더 궁금해요~ 농촌교육농장!

 

농촌진흥청 시범사업인 농촌교육농장은 어린이가 자연 속에서 뛰어 놀며 배울 수 있도록 학교 교과 과정과 연계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육성하는 농장이다. 프로그램은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연중 진행되는데 1차례당 수용인원은 40~80명, 참가비는 1만 원에서 1만5000원 선이다.

 

농촌에서 발굴한 소재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학교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체험기회를 제공해 농업과 농촌을 알리는 것이 주목적이다. 현재 익산에는 모두 8곳의 농촌교육농장이 운영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황사로 몸과 마음이 무겁지만 머뭇거리면 짧은 봄은 금세 지나갈지도 모른다. 올 봄엔 농촌으로, 자연으로 우리 아이들과 봄의 얼굴을 만끽하러 나가보자.

 

   
▲ 임선실 전북도 블로그 기자단

 

   

※임선실씨는 익산시청 홍보담당관에 재직, 현재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