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찾은 치유, 삶을 되돌아 보다
‘2013 대한민국 굿앱 인증 평가대상’에서 상을 받았다는 ‘아름다운순례길 앱’을 처음 접했을 때 사람도 아니면서 상을 탔다고 자랑하니 다소 배가 아파(?) 팔짱을 끼고 째려보았다. 워낙 많은 앱이 우후죽순 자라나 말 그대로 ‘앱의 홍수’ 속에서 상을 받았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뭐 얼마나 괜찮길래’하는 삐딱한 시선이 더해졌다. ‘냉철한 매의 눈으로 파헤쳐주겠노라’하며 앱을 들여다보았다.
△당신을 위해 태어났어요
아름다운 순례길은 전북도를 가로지르는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4개 종교의 성지로 구비구비 이어진 힐링로드다. 전국 많은 길들이 멋진 풍경에 맞추어져 있는데 비해 종교성지라는 독특한 테마가 인상적이다. 평화와 사랑을 추구하는 종교의 가르침을 따라 걸으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귀한 길이다. 그러나 이렇게 의미 있는 길이라고 해도 모르고 지나간다면 골목길이나 동네 마실길로 생각될 수 밖에 없다. 소중하고 귀한 대다수의 것들처럼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다. 그렇다고 늘 전문가와 함께 걸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쩌면 혼자 도담도담 걸으며 순례길을 누리고 싶을 수도 있다. 이 모든 부분을 해결해 주기 위해 나온 앱이 바로 ‘순례길 앱’이다.
△‘순례길앱’ 동반자가 되어줄래요?
그냥 앱만 보고 소개하는 게 영 내키지 않아 결국 앱을 켜고 순례길 일부를 걸어보기로 했다. 오늘 걸어보기로 한 코스는 1코스 일부와 9코스와 1코스가 만나는 지점이다. 사전지식이나 배경은 전무한 상태여서 앱 의존도가 높은 상태였다.
앱과 함께 승암사를 향해 걷는다. 앱을 켜면 위치정보 승인안내가 나오는데 확인을 해야만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좀 의아했는데 앱을 실행시키다보니 이해가 갔다. 대부분의 앱 내 서비스가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앱을 켜고 원하는 코스를 선택한다. 1코스를 선택하니 주요코스 중에 승암사가 있다. 움직이니 승암사까지의 거리가 실시간으로 변한다. 얼마나 더 걸으면 나올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히 거리가 아니라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궁금하다면 바로 옆에 있는 ‘내위치’탭을 누르면 지도 위에 내 위치가 표시되어 알 수 있다. ‘내 위치’로 일단 가야할 방향을 확인한 뒤 ‘주요코스’를 다시 눌러 얼마나 더 걸어야 하는지 확인해가며 움직였다.
△내 안에 너 있다…‘내 손안의 해설사’
사찰 안에 직접 들어가려는 찰나 동행했던 동생이 ‘여기가 왜 중요한 곳인데?’라고 묻는다. 순간 머리가 ‘띵~ ’해졌다. 정말 아무것도 생각 안하고 앱 검증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왔구나 싶어 난감해지려는 찰나 바꾸어 생각해보니 오히려 앱의 진가를 발휘해볼 순간이 왔다.
‘주요코스’ 탭에 있는 승암사를 선택하니 관련된 설명이 상세히 나온다.
“잘 들어봐, 이 절 뒤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좌선하는 승려의 모습과 비슷하다 해서 승암사라고 지은거야. 임진왜란 때 불에 탔었는데…”
유창하게 설명, 아니 읽어주고 나니 동생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물론 앱을 향해 보내는 찬사다. 역시 생각보다 자세한 설명에 만족스러웠다.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고 역사적, 종교적 설명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옛날 이야기처럼, 그러나 부실하지 않은 내용이 인상적이다. 부담없이 읽을만한 분량을 실어 모바일로 서서 읽기에도 좋다.
앱을 둘러보던 나를 또 한번 경악하게 만든 것이 있었으니, 바로 블로그 검색이다. ‘블로그 검색’을 누르면 해당 장소에 대한 포털사이트의 블로그 검색 페이지로 넘어가게 된다. 자칫 정보가 누락되거나 낡은 정보가 될 수 있는 부분, 혹 놓치고 있는 부분을 보완해줄 훌륭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포털과 블로그 검색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있다.
△손 맛이 끝내줘요
아무리 섬세한 앱도 재미가 빠지면 섭섭하다. 승암사를 나가려고 할 쯤 앱의 하단 메뉴의 ‘스탬프찍기’를 눌러보니 승암사 부분이 활성화돼 있다. 처음 앱을 켰을 때 아무 반응이 없어 오류가 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해당 장소에 갔을 때만 활성화 되는 원리다. 해당 장소에 정말 가야만 스탬프를 찍을 수 있으니 가장 확실한 스탬프다. 무엇보다 스탬프 활성화가 된 이후에는 직접 찍기 버튼을 눌러야만 하기 때문에 기존의 아날로그 스탬프 찍기의 손맛(?)은 사용자의 몫으로 남겨놓은 배려가 좋았다. 이 외에도 전체 순례길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지도, 헷갈리는 갈림길을 표시해놓은 사진들 앱이 가진 매력은 양파처럼 까도까도 계속 나왔다.
만원버스에 낑겨서 숨쉬기 힘들 때, 늘 바쁘건만 해놓은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말하기는 치사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고스란히 쌓여갈 때, 혹은 아무 이유가 없는 이번 주말. 조용하지만 똑똑한 친구 ‘순례길 앱’과 함께 평온하고 고요한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 마음에 꼭 맞는 동반자가 될것이다.
박보람씨는 인큐브테크 기획마케팅 SNS담당자로 재직했던 20대.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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