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무이산을 둘러싼 이해관계인들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재산권 행사 등에서 많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주민 갈등·재정 문제·지방정부 간 불협화음 등을 이겨낸 결과, 자연도 보호하고 관광·주민 소득 증대로 이어졌다.
△관광수입증대
23만여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무이산시의 지난해 지역내총생산(GRDP)은 150억 위안(2조6128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관광산업과 농업의 비중은 90% 이상을 차지한다. 변변한 공장 하나 없이 이뤄낸 놀라운 결과다. 또 관광·차(茶) 산업으로 올린 수입은 대부분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외부 자본의 유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입장권 판매기준으로 63만명의 관광객이 무이산을 찾아 1억2000만 위안(208억원)의 입장 소득을 올렸다. 하지만 10년 새 이 수치는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5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5억 위안(869억원)의 입장 수입을 올렸다.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원회는 공원 구역 내 입장한 관광객 외에도 300여만명이 더 무이산 일대를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관광객 증가는 주민들의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 무이산시 인구 23만명 가운데 80% 정도가 요식업, 숙박업, 관광 가이드 등 관광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기 전에는 임업·농업·축산업이 주 수입원이었다.
무이산 현지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후위안씨(46)는 “등재 후 관광업으로 수입이 증대되자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고, 현재 농사를 짓는 것보다 4배 가까이 수입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대홍포차
대홍포차(大紅袍茶)는 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기 전에도 중국의 10대 명차 중에 하나로 이름을 날렸다. 등재 이후 청정지역에서 생산됐다는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지난 2002년 대만에서 열린 차박람회에서 20g에 20만8000위안(3600만원)에 팔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초 보호 구역 안에서 대홍포차를 재배하던 이주민들은 중국 정부의 이주 계획에 반발했었다. 하지만 차 농업을 중심으로 한 이주단지 건설과 보호 구역 내에서 계속해서 차 재배를 허용하는 조건으로 이주 계획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이주민들에게 대홍포차는 최고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무이산시 지역내총생산(GRDP) 150억 위안(2조6128억원) 가운데 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0.6%(16억 위안)에 달한다.
대홍포차는 무이산 지구에서도 화강암이 풍화돼 만들어진 곳에서 나온 것이 최고의 가치가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대홍포차는 중국 내에서도 귀빈들을 접대하는 데 사용된다. 이 때문에 이주민들 중에는 홍콩 등 중국 내 타 지역으로 진출, 합작회사를 설립해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 위저관 위원장 "주민 신뢰형성, 등재에 결정적 역할"
“주민들에게 제시했던 약속을 지킨 결과 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됐고 이후의 삶의 질도 향상됐습니다.”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원회 위저관 위원장은 지리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려면 주민들에게 실현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리회사의 성격을 띤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원회에는 현재 60명의 직원과 2300여명의 관리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에는 이주민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게 위 위원장의 설명이다.
“무이산은 주민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어요. 입장 수익 등으로 올린 수입 중 일부는 마을발전기금으로 사용하고, 차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이주민들은 대부분 관리 인력으로 채용했습니다.”
무이산 지구에서 이주한 주민들은 모두 5800명이다. 이들이 머물 수 있는 마을을 건설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380억원이다.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갔지만,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원회의 연간 관리비용 200억원 중 상당수를 이주민들에게 지급할 보상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주민들은 차 산업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보상금까지 더해지면서 무이산 지구에서 가장 잘 사는 부류에 속한다.
“이제는 무이산이 국제적 관광지로 거듭나야 할 때입니다. 그간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나 내국인 수요가 대부분으로 언제 한계점에 다다를지 모르는 상황이니까요.”
위 위원장은 단순히 ‘눈 구경’만 하던 관광에서 인문·문화적 관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이산 관광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리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면서도 참고해야 할 대목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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