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채 남원문화원장
세계의 모든 나라는 자신들만이 갖고 있는 전통음악이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 가부키가 있다면 중국에는 경극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판소리가 있다.
판소리는 특수성, 독창성,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3년 11월에 유네스코로부터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록됐다. 판소리는 '판'과 '소리'가 결합된 말로 '판'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를 말하고 '소리'는 노래를 상징하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판소리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부르는 노래 '소리'를 말한다.
한 판이 꾸려지고 나면 고수의 북 장단에 따라 소리꾼 한 명이 창(소리), 아니리(말), 발림(몸짓)을 섞어 가며 긴 이야기를 한다. 소리꾼은 혼자서 모든 역할을 다 해야 하기 때문에 목소리의 음역대 변화가 뛰어나야하고 다양해야 한다. 또 고수는 소리꾼의 소리에 따라 여러 가지 변화를 맞추고 추임새도 넣어야 하는데 이는 상당한 순발력을 요구한다. 단순한 무대 구성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몇 시간 동안 혼자서 모든 역할을 해야 하는 힘든 1인 오페라이기도 하다. 이처럼 판소리의 독창성은 전 세계 다양한 음악 무대에서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상당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판소리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무당들의 노래로부터 나왔다는 무가(巫歌)기원설, 고려~조선말까지 궁중 연례행사 때부터 광대들의 노력으로 발전되었다는 광대소학지희설(廣大笑謔之戱設) 등 여러 학설이 있지만, 전라도 지방의 서사무가(敍事巫歌)가 그 기원이라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의 배경지가 바로 남원 운봉 비전마을에 있는 국악의 성지다.
이러한 판소리의 기원 자체가 서민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보니, 그들과 소통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취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했다. 그래서 서민들의 일상 언어와 걸쭉한 욕설도 사설에 들어오고 당시의 지배층에 대한 그들의 불만이 판소리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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