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는 전북지방경찰청의 도움을 받아 매주 1회 도내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의 뒷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시민을 불안에 떨게 한 조폭들의 난투극 사건을 알아본다.
지난해 4월 17일 새벽. “서신동의 한 주점에서 조직폭력배(조폭)로 보이는 사람들이 야구방망이를 가지고 난동을 부려요”라는 한통의 신고전화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전주완산경찰서 강력 5팀 송인관(46) 경위는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용의자는 이미 도망간 뒤였고,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송 경위는 CCTV를 확인해본 결과 5명과 9명 등 총 14명이 여자 문제로 시비가 붙었었다. 얼굴과 인적사항을 조사해보니 W파 조직원, N파 조직원이었다.
송 경위는 이들의 이동경로를 곧장 파악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벗어나 완산구 중화산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N파 조직원 4명과 W파 조직원 7명은 이 곳에서 “각자 싸움을 잘하는 2명을 대표로 뽑아 1대 1로 겨뤄보자”고 합의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이른바 ‘맞짱’이었다.
이들은 덕진구 우아동으로 이동해 인적이 드문 장소로 옮겨 1시간 가량을 겨뤘다.
송 경위는 CCTV와 첩보를 종합해 사건현장에 있었던 이들을 모두 붙잡아 구속했다.
이 사건 이후로 경찰은 조직폭력배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송 경위는 또 다른 관리대상인 O파 조직원들의 동향도 파악했다. 같은해 6월 O파 8명은 완산구의 한 거리에서 “기분나쁘게 쳐다본다”는 이유로 한사람을 술병으로 마구잡이로 폭행한 것이다. 3일 뒤에도 3명의 O파 조직원이 한 여관에서 한명을 무지막지하게 야구방망이로 폭행했었다. 조직을 탈퇴했다는 이유였다.
탈퇴한 조직원은 “최근 폭력 범죄행위로 교도소를 다녀왔는데 조직에 가입한 것을 후회했다”고 탈퇴이유를 설명했다.
며칠 후 이 사건을 알고 있는 A씨가 조직에 “왜 때렸냐”고 항의하자 O파 조직원들은 되려 A씨를 폭행했다. 자비는 없었다. 야구방망이 등 각종 둔기로 피해자를 죽일 듯이 폭행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송 경위는 이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야근과 잠복 등 6개월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달린 결과 O파 15명, W파 12명, N파 13명 등 30여명이 넘는 조폭을 모두 검거했다. 이들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송 경위는 “최근 조폭은 20~30대 인원이 수혈되면서 폭행 수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직폭력배들의 싸움은 시민을 불안하게 한다”고 말했다.
원재연 완산서 강력계장은 “조폭검거를 하는 동안 팀원들은 잠자는 시간도 부족했다”며 “이러한 힘든 부분을 이겨내고 끝까지 추적해 검거한 팀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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