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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하고 포용하는 다문화시대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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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균 원광대 객원교수

1990년대 이후부터 우리나라의 경제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많은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는 과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국가 간 세계화로 인해 인구 이동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역사 문헌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목 중에 하나가 외국과의 활발한 교류이다.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뿐만 아니라 멀리는 페르시아의 아랍권과 인도까지도 인적·물적 교류가 이루어져 왔었다. 가령, 처용설화에 나오는 아랍인도 그렇고 가야국의 김수로왕과 인도의 허황옥 공주의 국제결혼도 인적교류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제결혼 비율이 전체 혼인 건수 중 약 1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다문화 가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국가가 되었다. 이는 오래전부터 이민이 활발하여 `다문화`라는 말이 사용된 미국, 유럽, 캐나다처럼 우리나라도 명실상부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다문화 사회는 한 사회 안에 서로 다른 인종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사회이다. 이는 단순히 다른 민족이 함께 살아가는 개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각기 살아온 삶의 방식이 다르기에 한 사회 내에서 서로의 문화의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민족 국가였던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단일민족`이라는 자긍심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 다문화 가정의 가족 구성원인 경우 한국에 정착해서 한국 국적으로 살아가니 한국인이나 다름없는데 같은 한국인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모가 다른 특성으로 인해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고 소득에서도 우리와 동일한 노동을 하고도 이방인으로 취급되어 임금 차별을 겪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국제결혼 부부의 결혼 지속기간이 짧고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가족해체로 이어져 개인의 불행에서 끝나지 않고 더 큰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다문화 현상들을 극복해 나가려면 정부 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 정부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의 정책을 수립 및 시행하고 있으나 완전한 해법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심지어 결혼 이주여성에 대해서는 우호적이지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폐쇄적인 이중적 양상을 보인다.

지금이야말로 다문화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통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기별 예측되는 기회 요인과 위협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발굴하여 단계별 맞춤형 지원정책과 구체적인 정책실천을 위한 매뉴얼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다문화 가정의 상당수가 언어소통문제, 자녀교육 문제, 빈곤 등을 다수 경험하고 있기에 일선 학교와 교육청, 지자체, 지역별 다문화가정지원센터 간 다문화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공유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고, 효율적으로 다문화 가정을 지원할 수 있는 공동의 플랫폼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다문화 시대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국가와 인종이 하나로 갈 수밖에 없는 시대적 사명이다. 우리나라 또한 국가경쟁력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미래 한국사회의 성공과 실패 나아가서는 존망까지 연결되었다.  

다문화 사회의 다양성이 갈등의 요인이 아닌 상호 성장과 지속적 발전을 위한 토대로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국적·인종·성별·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이들에게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우리는 무엇보다 다문화 구성원과 운명적으로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하며 편견은 버리고 더욱 포용하고 이해하는 상생의 인식 대전환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나경균 원광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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