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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기자의 예술 관람기] 프랑코 폰타나: 컬러 인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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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폰타나, 로스앤젤레스, 1990/사진=마이아트뮤지엄 제공

“인생도 꿈이기에, 사진을 찍는 것이 이 꿈을 소유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강남구 마이아트뮤지엄은 컬러 사진의 선구자인 이탈리아 사진작가 프랑코 폰타나의 한국 최초 회고전 <프랑코 폰타나: 컬러 인 라이프>를 지난 9월 30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개최한다. 프랑코 폰타나는 사진인지 회화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경이로운 추상적 색채풍경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다.

1933년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태어난 프랑코 폰타나는 1960년대 초반 흑백 사진에서 벗어난 순수 예술 사진작가가 거의 없었을 때부터 컬러 필름을 수용했고, 사진의 투명도를 과소 노출하여 한 폭의 회화를 연상시키는 작품을 창조했다. 폰타나는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전후 이탈리아 사진 역사에 큰 변혁을 일으키게 된다. 이번 전시는 폰타나가 60년대부터 지금까지 고찰하는 예술적 주제이자 그의 인생철학이 담겨 있는 삶의 풍경 122점을 선보인다. 자연, 도심, 인물, 도로를 피사체로 삼아 ‘랜드스케이프,’ ‘어반스케이프’, ‘휴먼스케이프’, ‘아스팔토’로 나뉘어 펼쳐진다.

‘랜드스케이프’는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담은 경이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매혹적이며 강렬한 보색 대비와 간결한 구도로 신비로운 작품을 창조한다. ‘어반스케이프’는 도심과 물체를 특별한 시점으로, 평범한 현실의 순간을 황금 비율의 연금술사처럼 공간의 기하학적 구성으로 매혹적인 평면적 세계를 보여준다. ‘휴먼스케이프’는 빛과 그림자, 실루엣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나게 하는 표현법을 썼다. ‘아스팔토’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피사체와 아스팔트의 도로기호, 페인트 선과 깨진 틈 등을 찍는 각도와 관점에 따라 절묘한 추상회화로 탄생시킨다.

폰타나에게 풍경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모습이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포착하고 드러내는 것이 그의 예술이다. 그는 우리의 현실은 색으로 가득하며, 매혹적인 부분과 대비를 발견할 줄 알고, 그것을 색과 구도의 관계로 만든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미묘하고 흥미로우며,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순간에 살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그에게 컬러와 사진은 삶을 바라보는 눈이며 표현이자 소유방식이다. 그는 50년 넘게 렌즈라는 매체로 형태와 색채를, 또한 그가 어떻게 인생이라는 풍경을 소유하였는지 알 수 있는 놀라운 전시다. 삶은 얼마나 경이롭고 아름다운가.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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