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비히 미술관 컬렉션: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한·독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독일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 컬렉션 전시회가 서울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지난 3월 24일부터 8월 27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루드비히 미술관과 마이아트뮤지엄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특별전으로, 20세기 모던아트부터 현대에 이른 주요한 예술사조와 거장들의 걸작들을 선보인다.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 해인 1946년 독일 요제프 하우브리히가 나치의 탄압 속에서 지켜낸 독일 표현주의 작품들을 쾰른시에 기증함으로써 시작, 그 후 1976년 피카소와 팝아트에 조예가 깊은 패터와 이레네 루드비히 부부가 350점의 현대미술품을 기증하여 본격적인 루드비히 미술관이 탄생하게 된다.
전시는 6부문으로 나누어진다. 1부 독일 모더니즘과 러시안 아방가르드로 바실리 칸딘스키, 카지미르 말레비치 등의 작품이 전시되고, 2부는 피카소와 거장들의 제목으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조르주 브라크의 걸작들이 펼쳐진다. 3부는 초현실주의부터 추상표현주의까지로, 잭슨 폴록, 장 뒤뷔페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4부는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5부는 미니멀리즘 경향으로 루치오 폰타나, 요제프 알버스, 모리스 루이스의 작품과 6부는 독일 현대미술과 새로운 동향을 소개한다.
수많은 걸작 중 아마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의 작품이 내 발길을 한참 붙잡는다. 그의 작품과 삶은 우선 독특하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리보르노에서 태어나 36년의 짧은 생을 살았지만, 독보적이고 모던한 걸작들을 세상에 남겼다. 당시에 그의 작품을 알아주는 이가 없었으나, 그가 남긴 수많은 데생, 조각들, 긴 코와 목선, 아몬드 모양의 눈동자가 없는 눈이 특징인 초상화, 관능적이지만 천박하지 않은 누드 등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걸작들은 죽은 후 사랑을 받게 된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그가 그린 기다란 목은 시인 노천명의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시구처럼 유난히 서글프다. 허약한 체질과 이국에서 겪은 가난과 술과 마약,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괴로워했던 그의 삶도, 그가 죽기 얼마 전에 결혼했던 사랑하는 잔 에뷔테른은 그가 죽은 지 이틀 후 투신자살한 것도 얼마나 애달픈가. 인생은 짧고 예술은 영원하다고 하지만, 그의 고달픈 삶과 예술에의 열정, 사랑이 애처롭고 처연하다. 노래 ‘Gloomy Sunday(우울한 일요일)’을 불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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