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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이이남 작가 '찬란한 빛으로 피어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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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남.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익산에 있는 W미술관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찬란한 빛으로 피어난 순간' 전이 1월 20일부터 4월 20일까지 3개월에 걸쳐 기획되어 진행되고 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작품이 '순수미술(Fine  Art)'인지 '응용미술 (Useful Art)'인지 모르겠다.

혼돈의 시대라서 장르를 엄격하게 분류할 수도, 필요도 없지만 작가를 분류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리라. 곰브리치는 미래에는 예술품은 없어지고 작가의 이름만 남는다는 극단적인 말까지도 했다지 않는가?

순수미술을 하는 작가와 응용미술을 하는 작가는 발상부터 다르다.

순수미술을 지향하는 작가들은 정신의 황폐화나 알코올 중독증과 관계없이 "무엇"을 찾으려 하지만 응용미술은 이미 찾아진 "무엇"을 우리 생활에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하냐는데 더 관심을 둔다.

따라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엇"을 만들어내야 하는 미치광이(?)들에 비하여 어떤 의미로는 조금 자유스러운 작가들이 "어떻게" 만드느냐를 고민하는 응용하는 작가이다.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다. 수레에 두 바퀴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두 부분이 필요하다.

서양미술사에선 개인적으론 전혀 좋아하지 않는 팝아트(Pop Art)에서부터 두 장르가 서로 혼돈되기 시작했다고 본다.

그러면 현대의 기술을 접합하여 만드는 그림 속에서 항상 움직이게 만드는 작품들은 어떠한가. 이미 유명하게 전해져 내려왔던 명화를 찍은 사진에다 다른 매체를 이용하여 이물질이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어느 위치에 있을까.

물론 외신에서 다루는 상황을 본 기억이 있지만 어제는 바로 눈앞에서 그런 작품들을 관람하고 나는 지금 혼돈 상태에 있다.

그동안에도 마침 미디어 아트를 하는 제자가 있어 전혀 문외한은 아니지만, 그래서 나는 잘 모르는 분야지만  영상작업으로도 충분히 진지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그리고 명화를 찍은 사진 위에다 그런 작업을 하는 것도 처음 보는 광경도 아니지만, 저 먼 곳에서  하는 행위인 줄 알았는데 직접 내 근거지인 익산의 미술관에서 마주 대하고 보니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면서도 당황이 되는 것이다.

부르델이라는 조각가의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도 로봇으로 패러디된 가운데 신체에 해당되는 부분엔 원작에 없는 문양까지 그려 넣었다.

먼저 원작을 알고 이해가 돼 왔기에 작가의 재치는 크게 돋보이지만, 원작의 사진으로 처음 볼 때처럼 감동적 충격으로 다가오진 않았음도 고백한다. 원작은 크기에서도 2m를 웃도는데 이 작품은 작게 이미테이션(imitation) 한 것이라 더욱 그렇게 느꼈나 보다.

원작을 모독했다는 생각도 할 수 있겠다. 원작을 만들 때의 그 고통과 창작의 기쁨은 멀리하고 너무나 쉽게 그 반열에 오르려는 허영도 느낄 수 있다고 하겠다. 오히려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은 지경이다.

아무튼 이렇게 보기에 매우 신기한 작품들을 처음으로 보게 될 많은 사람은 익산의 W 미술관에서 직접 관람하고 의견을 나누는 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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