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이번달 말까지 새해 벽두에 구산(九山) 김승학 한국화가와 소야(少野) 이승우 서양화가가 2인전으로 별로 시행되지 않던 한국화와 서양화의 콜라보전을 갖는다.
장소는 전주시 덕진구 숲정이2길 46번지에 있는 지후갤러리다.
수채화가인 이정희 지후갤러리 관장은 개인전 같은 2인전으로 기획했나보다.
구산 김승학은 일가를 이뤘던 벽천 나상목 미술관의 초대 관장을 했으리만큼 전통 산수에 탁월한 한국 화가이다.
한국화가 구산 김승학과 소야 이승우가 교분을 맺게 된 것은 몇십 년 전, 젊은 이승우가 군산미협 지부장일 때 미술관 면적 관계로 한 회기에 한 지역씩 전북 각 시지부들 릴레이전을 마련했을 때 미술협회 김제 지부장으로 처음 만났다. (나중에는 예술인 총연합회 김제지부장까지 역임)
만나자마자 친숙감을 느낀 것은 그와 내가 같은 것과 다른 것 때문이다. 같은 것은 나이였고 다른 것은 성격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동갑이어서 동질감을 가졌고 또는 전혀 말이 없는 것이 나와는 정반대인 까닭에 이질감을 느껴서 진지하게 안면을 튼 것이 시작이었으나 자주 연락은 못하고 그냥 그리워하는 사이였다.
부언이지만 그 때(릴레이 전) 만나 친구가 된 사람은 또 한 사람이 있다.
당시 남원시 미협 지부장이고 지리산 작가라 불리는 이경섭 작가인데, 그는 술자리에 손가방을 놓고 갔다.
남원 작가인데 군산에다 가방을 흘리고 갔으니 아마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어찌어찌해서 남원지부 회원이 놓고 간 것 같다고 지부장한테 연락이 되었고, 그 지부장이 바로 가방을 놓고 간 정신 나간 장본인이어서 친해진 경우이다.
다시 김승학 작가로 돌어오자. 그러다가 며칠 전에 끝난 나의 향교길 68 전시에서 오랜만에 얼굴을 맞대니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래서 그려놓고 발표 안 한 그림 몇 점이나 있냐는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이 전시가 기획되었다.
특히 두 사람의 다른 장르 그림이 한 공간에 전시된 일이 드물었다.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 지역 행사로는 기억에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연유로 전통 한국화와 서양화의 콜라보전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이 말은 아직도 흥행을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은 세월 따라 항상 변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나 둘 다 다 나이가 암만인데 얼마나 더 변화를 추구할 것인가?
이젠 미켈란젤로의 말처럼 ‘아름다운 죽음’이란 말도 마음 한구석에 슬며시 준비할 때이니 말이다.
익은 감도 떨어지고 땡감도 떨어진다 한다. 그러나 익은 감이 더 많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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