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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기사

김제 스마트팜 하자 원인 '수두룩'

부실한 하도급업체 시공 가능성
천장 설계 비닐 적용도 의구심
청년농 피해보상 의견차 클 듯

'미래 농업 대안'으로 주목받던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임대형 스마트팜에 입주한 청년농업인들이 지난 21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준공 이후 비닐하우스 천장 누수, 천창 개폐 문제, 양액기 결함, 스크린 모터 고장 등이 수없이 반복되면서 1인당 최소 수천만 원 피해를 봤다"며 부실 시공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70여 차례에 걸쳐 보수 요청을 했지만, 모두 땜질식 처방에 그치며 청년 농업인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책임 있는 기관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진상 조사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준공이후 유사한 유형의 하자 발생이 수없이 반복돼왔는데도 여전히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실 시공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사안들을 점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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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임대 스마트팜에 심각한 누수 피해가 발생해 피해 농가의 청년 농부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상해버린 농작물들을 골라내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부실 시공 여부

스마트팜은 온도와 습도, 수분 등 식물 생육의 최적 환경을 자동 제어해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첨단 농업시설이다.

그러나 온실 천장의 소재는 첨단과 거리가 먼 비닐 제품이다. 당시 예산 부족 탓으로 설계와 공사를 맡았던 한국농어촌공사가 발주처인 농식품부, 전북도, 김제시 등과 협의를 거쳐 천장 소재를 유리에서 비닐 제품으로 바꾼 것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팜의 최대 하자인 누수가 근절되지 않고 악순환이 지속된다는 일각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청업체가 시공능력이 떨어지는 하도급업체에게 저렴한 가격에 시공을 맡겨 하자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천장 소재를 비닐 제품으로 바꿔야될 만큼 예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만족할만한 공사비로 수주하지 못한 원청업체가 수익을 맞추기 위해 저렴한 가격에 하청을 맡기는 건설업계의 암묵적인 관행이 이번 공사에도 적용됐는지 살펴봐야 할 대목이라는 것이다.

설계 자체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당초 천장 소재를 유리로 설계했는데 예산 부족으로 비닐로 바뀌었음에도 이에 따른 설계 변경을 하지 않고 그대로 시공했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탓이다.

준공된지 2년여가 넘었는데도 여전히 유사한 하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근본적인 하자 원인으로 천장 소재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조사가 아직까지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천장 소재가 근본적인 하자 원인이라면 책임 소재가 어느 선까지 해당될지 몰라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기피하면서, 그동안 하자 처리를 땜질식으로 했을 것이라는게 일부의 시각이다.

 

하자 보수 및 재발 방지대책

하자 보수관련 시공사와 계약을 밎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는 그동안 하자 보수요청 118건 중 115건은 처리됐고 나머지 3건은 다음 달 9일까지 보수를 마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재발 방지를 위해 전문가 검증 등 원인 규명을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는 한편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 정밀한 시설 감리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년농들은 수없이 반복되는 하자에 신뢰감을 잃은지 오래다.

 

입주 청년농업인 피해 보상문제

농림축산식품부가 밝힌 것처럼 청년농업인들에 대한 피해 보상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청년농들이 주장하는 피해규모와 그에 대한 인정범위를 놓고 양 측간 의견차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1년 농사를 망쳤다"는 청년농들의 심정은 이해되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피해 산출 근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청년농들이 희망하는 수준의 피해보상을 해줄리 없기 때문이다.

'미래 농업의 대안'이라는 스마트팜 국내 1호인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성패는 이번 부실 시공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피해 청년농들에 대한 현실성 있는 보상이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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