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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겨울나기, '우리는 없어도'

“전기요금이 2∼3개월 밀려 단전될 지경에 이르렀지만 아직은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 있어 이 추운 겨울이 훈훈하답니다.”

 

지난 8일 정읍시 과교동 삼성산 기슭에 자리잡은 ‘나눔의 집’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행려병자들이 모여사는 이 곳에서 소일거리로 기르던 닭 6백여마리 중 일부를 신태인 ‘사랑의 집’에 기증한다며 문성하씨등 사람들이 몰아대며 닭잡기 작업을 벌인 것.

 

나눔의 집을 운영하는 문성하씨(36)는 “사실 이 곳도 한끼 한끼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우리가 가진 것이라도 베푼다는 데 모두들 가슴 뿌듯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시설에 수용될 자격조차 없는 행려자들을 수용하는 나눔의 집은 각종 국가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물론 행려자들의 겉모습 때문에 주위의 눈총을 받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생활은 늘 궁핍해 생활정보지에 다니는 문씨의 월급만으로는 전기요금조차 2∼3개월씩 밀리는 것이 예사라고 한다.

 

오는 5월이면 아빠가 된다는 문씨지만 한시도 편안하게 아내 곁에 앉아 있질 못한다. 나눔의 집을 꾸려가느라 눈코뜰새없이 바쁘기도 하지만 하루는 경찰서에서, 또 다른 날은 병원 응급실에서 행려자들을 데려가라는 전화가 문씨를 찾기 때문이다.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문씨는 나눔의 집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들에게 무엇인가를 나누어주기 위해 궁리한다.

 

“욕심이란 끝도 없어 만족시킬 수가 없죠. 없어도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큰 부자 아닌가요.”

 

김석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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