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의 입질은 정말 탐욕적이다. 낚시꾼들이 붕어를 좋아하는 이유도 입질 때문이다. 호수의 밑바닥에 닿을 듯 말 듯 하게 부력을 조정하여 미끼를 넣어두면 배고픈 붕어들은 미끼를 발견하고 위에서 내려가며 미끼를 빨아드린다. 이때 물 위에서는 낚싯줄에 매달린 찌가 달밤 달맞이꽃 몽우리가 막 피어나려고 고개를 내밀듯 솟아오른다. 붕어는 먹이를 들이켜고는 미끼에 섞여 있는 금속성을 느끼는 순간 뱉기 때문에 붕어 입속에 미끼가 들어 있을 순간을 노려야 한다.'('배스낚시'중에서)
얼핏 낚시 전문서에 등장할 만한 내용이지만,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다. 익산 출신의 소설가 윤규열씨(52)의 소설은 이렇게 섬세한 관찰력에 바탕을 두었다. 그가 문예지 등에 발표한 글들을 모아 소설집 '가을 망둥어'를 냈다(개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연상시키는'배스 낚시'에서 저자는 배스 무늬 군복을 입은 아들의 서글픈 얼굴을 떠올리는 등 이번 소설집에서 기층민들의 고단한 삶, 현대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에서 나타나는 내면적 상처들을 끄집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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