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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 한부모가족 윤소영 씨, 남편 폭력 벗어나니 가난이…

이혼 뒤 10년째 4남매 양육 경제적 부담 막막 / 창고 개조 단칸방 생활, 아이들 마음도 병들어

▲ 윤소영씨가 자신의 집에서 자녀들을 껴안고 있다.

윤소영씨(41·군산시 수송동)는 10년째 홀로 4남매를 키우고 있다.

 

노동일을 했던 남편은 술만 마시면 윤씨를 때리고, 아이들을 위협했다.

 

이런 남편을 견디다 못해 이혼하면서 폭력의 굴레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이들의 양육 책임은 고스란히 그에게 떠넘겨졌다.

 

혼자된지 얼마 안돼 한 남자를 만나 아이도 낳았지만, 나이와 성격 차이로 그 남자와도 멀어지면서 다시 홀로 세상에 서는 아픔도 겪었다.

 

양육비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세 딸과 아들을 어렵사리 키우면서, 얻은 것은 허리디스크와 고질적인 관절 통증이다.

 

게다가 2년 전 큰 딸(17)이 집을 나간 후부터 우울증과 불면증이 심해지면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초등학교를 중퇴한 윤씨는 글을 읽고 쓸 줄 몰라 아이들에게 의지해 병원에 다니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셋째딸(10)과 막내아들(8)도 각각 우울증, 언어장애를 앓게 되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병원을 오가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찾은 윤씨 집에는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세 아이들이 얇은 이불 하나만을 덮은 채 깊은 잠에 들어 있었다.

 

창고를 개조한 단칸방은 군데군데 벽지가 뜯어져 나가고 벽이 갈라졌고, 냉기가 방 안까지 스며들어 바깥 날씨와 별 다를 것이 없었다.

 

이 집도 이웃의 도움으로 월세 10만원에 살고 있지만, 내년부터 월세가 인상된다는 말에 걱정이 태산이다.

 

월세 뿐만 아니라 기름값과 교육비 등 생활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 갈수록 살림살이가 빠듯하다.

 

기초생활수급비로 매달 130만원 가량을 받고 있지만, 이곳저곳에 쓰다보면 오히려 모자랄 때가 더 많다.

 

늦은 아침을 준비하던 윤씨는 아이들 하나하나를 가리키며 “부모를 잘못 만나 아이들이 고생하는 것 같아 너무 안쓰럽고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윤씨는 “생활비 마련도 문제지만,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대로 된 환경 조성이 더 시급하다”면서 “아이들이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예전처럼 건강하고 밝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씨는 자신이 건강하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몸만 아프지 않다면, 공장에서 일이라도 해서 생활비를 벌고 싶다”며 “아이들이 더 이상 눈치보지 않고,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며 흐느꼈다.

 

이때 하나둘 깨기 시작한 아이들은 낯선 사람의 방문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면서 윤씨의 품안으로 파고들었다.

 

한 팔로 아이들을 껴안은 윤씨는 희미한 미소를 띤 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이들만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사정이 나아지면 집도 옮기고, 일자리도 구해 아이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우겠다”고 말했다.

 

윤씨에 대한 후원·봉사 문의는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063-903-0638)로 하면 된다.

최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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