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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 장수 송강희 씨 '술독 빠진 아내' 대신 두 아이 양육

알코올중독·과소비에 정신병원 입원 치료 / 국제결혼 부푼 꿈은 깨지고 생활고 시달려

▲ 송강희씨가 행복했던 시절의 가족사진을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장수에 사는 송강희씨(43·장수읍)는 2007년 태국 출신 아내(31)와 결혼했을때만 해도 행복한 가정을 꾸릴 생각에 꿈에 부풀어 있었다.

 

활달하고, 태국에서 대학공부까지 마친 아내는 남들이 뭐라해도 그에겐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반려자였다.

 

하지만 3년 전부터 아내가 조금씩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하면서, 그의 삶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말리고 말려도 술을 끊지 못했던 아내는 외로움 탓인지 수시로 고향 친구나 가족을 찾아 태국과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말도 없이 훌쩍 떠났다.

 

그는 그렇게 아내가 몇달 동안 잠적하는 동안 숱하게 애를 태웠다.

 

이때마다 송씨는 이제 5살과 3살이 된 두 아들을 친지나 이웃사람에게 맡겨두고 아내를 찾아 떠돌기 일쑤였다.

 

타일러도 보고 윽박질러 보기도 했지만 아내는 변하지 않았다.

 

결국 송씨는 지난해 10월 아내를 정신병원에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그에게 남은 것은 아내가 쓴 국제전화 통신비와 교통비, 유흥비, 병원비 등 2000만원 가까이되는 빚 뿐.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 외로운 것은 이해됩니다. 하지만 금쪽 같은 자식 마저 돌보지 않고 술독에만 빠져 사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송씨는 당장 갚아야 할 통신비와 아내의 외상 술값, 그리고 밀린 집세 때문에 눈 앞이 캄캄하다.

 

인근 노인요양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주·야간, 휴일 근무를 해도 수입은 수당을 포함해 월 160만원 남짓에 불과해 생활비와 집세, 교육비로 쓰고나면 남는 게 없기 때문.

 

각종 공과금도 밀려 있어,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냉방에서 생활하는 게 일상이 되다시피했다.

 

그래서 사채까지 빌려가며 생활을 꾸려가고 있지만, 언제 빚 독촉이 들어올 지 알 수 없어 일에 집중하기도 힘들다.

 

더욱 괴로운 것은 둘째아들이 때때로 자신의 팔뚝을 깨무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증세를 보일 때다.

 

한창 부모에게 재롱을 부릴 때인데, 못난 아버지를 만나 고생하는 것 같아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가장 힘든 것은 아이들이 엄마를 찾을 때입니다. 술만 마시고 밖으로만 도는 엄마라도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 마음이 이해돼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그는 아내와의 문제가 있을 때마다 매번 이혼을 생각했지만, 차마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있다.

 

커나가는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따뜻한 품이 필요하고, 어쩌면 아내가 회복될 수도 있다는 한가닥 희망이 남아 있어서다.

 

송씨는 “아내가 앓고 있는 마음의 병이 술에 의존하도록 만든 것 같다”면서 “여건만 된다면 아내가 회복될 때까지 치료를 받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씨는 이어 “예전처럼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며 “아이들과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되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송씨에 대한 후원·봉사 문의는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063-903-0638)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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