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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⑭ 한심하다 - 기가 막혀 할 말을 잃는다

‘참 한심하군’, ‘한심한 사람이야’ 이렇게 한심(寒心)이라는 말은 ‘기가 막혀 할 말을 잃는다’는 뜻의 한자어 형용사다. 즉 차가울 한(寒)과 심장 심(心)의 합성어로써 본디 ‘차가운 심장’이라는 뜻이다. 정도에 너무 지나치거나 모자라서 딱하거나 기막힐 때 쓰인다.

 

‘일이 터진 뒤에야 우왕좌왕하는 꼴이란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자기 주제도 모르면서 큰소리를 치다니. 한심하다, 한심해.’ ‘어허, 한심하구나. 장차 나라의 기둥이 될 사람들이 이렇게 게을러서야.’ 이럴 때 주로 쓰는 말이다.

 

옛 사람들은 극도의 추위를 느끼거나 공포를 느끼게 되면 심장이 뛴다고 여겼다. 그래서 한심은 추위 때문에 심장이 마구 뛰거나 몹시 두려워 몸을 떠는 것을 뜻했다.

 

그러나 심장이 너무 차가와지면 이른바 기(氣)가 막혀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그래서 한심은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 경우’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사람이란 늘 상식의 범주에서 살아야지 상식에 반하는 사건에는 한심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말에도 ‘무료(无聊)’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사람이나 상황에 쓰일 때는 ‘재미없다, 시시하다’라는 뜻이 있고, 오로지 사람에게만 쓰일 때는 ‘한심하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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