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등 경영악화는 미국 본사의 이전가격 책정의 불합리함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전가격 문제점과 GM본사의 한국지엠 이익 빼돌리기 등의 문제에 대한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27일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 논란과 관련, “GM 본사의 불합리한 ‘이전가격’ 정책이 아니었으면 한국지엠이 자본잠식이 아니라 1조원의 수익을 낼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지 의원이 이날 ‘GM 사업보고서’와 한국지엠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3년간(2014∼2016년) 1조 971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북미GM(GMNA)의 매출원가율을 적용하면 1조 1438억 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을 올리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을 표시하는 매출원가율은 이 기간 한국지엠이 91.9%, 96.5%, 93.1%로서 북미 GM의 88.3%, 83.6%, 84.0%보다 높았다.
북미GM이 아닌 GM 전체 매출원가율(91.4%, 87.9%, 86.9%)을 적용할 경우에도 1248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손실 규모가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 의원은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앞서 매출원가율이 86.7%였던 2013년에는 101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기도 했지만 이후 매출원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이익이 손실로 바뀌게 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엠의 매출 중 GM 본사의 관계사에 대한 매출이 65%를 차지하기 때문에 한국지엠의 높은 매출원가율 원인은 ‘이전가격’에서 찾아봐야 한다는 게 지 의원의 주장이다.
지 의원은 “GM은 2017년 128억 달러(13조 9000억원)의 ‘이자 및 세전이익’(EBIT)을 기록해 직원들에게 1만 1750달러(한화 1300만원)의 상여금을 준비하는 등 돈 잔치를 하고 있다”면서 “한국지엠은 노조와 간담회에서 2월말 현재 현금이 바닥이고, 3월 급여를 은행권에서 차입하는데도 쉽지 않다고 했다. 모회사는 돈 잔치하고 자회사는 빚잔치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세청은 시급하게 한국지엠의 이전가격 문제점을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하며, 금융감독원은 한국지엠 같은 다국적기업에 빈번히 일어나는 역분식회계에 대한 감리, 공정거래위원회는 모기업의 자회사에 대한 이익 빼돌리기 등 갑질에 대해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박영민 기자
△ ‘이전가격(移轉價格)’= 기업이 해외에 있는 자회사와 원재료 또는 제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가격을 말한다. 전세계를 활동무대로 하는 다국적기업들이 나라마다 세금의 종류와 세율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 세부담 경감을 목적으로 이전가격을 조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지엠이 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부실화된 원인에 GM 본사로부터 부품을 비싸게 사 오고 거꾸로 생산 제품은 GM에 싸게 공급하는 이전가격에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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