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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GM 폐쇄 철회 촉구 결의대회 가보니] "우리 아빠 회사 꼭 살려주세요"

노조원·시민·기자·경찰 등 숙연한 분위기
2200여명 참석…가족들 호소에 눈물바다

“저희 아빠 회사를 꼭 살려주세요.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27일 군산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군산공장 폐쇄 철회 촉구 결의대회장은 ‘군산공장을 살려내자’는 구호 속에서 군산공장 근로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전하는 눈물바다로 변했다.

이 자리에는 임한택 한국지엠 노조지부장를 비롯해 군산공장 근로자와 시민 2200여 명이 모여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고용보장을 외치며 군산공장을 반드시 살려내겠다는 염원과 의지를 표현했다,

민주의례를 시작으로 펼쳐진 이날 결의대회에서 차덕현 금속노조 전북지부장은 “GM의 부실경영으로 노동자들은 평생을 바쳐 온 직장에서 쫓겨날 지경에 처했다”며 “정부는 피폐해진 국민의 삶을 방관해서는 안된다”고 규탄했다.

▲ 27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위한 군산시민 결의대회가 열린 군산시청 앞에서 군산공장 근로자 가족이 호소문 낭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형민 기자
▲ 27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위한 군산시민 결의대회가 열린 군산시청 앞에서 군산공장 근로자 가족이 호소문 낭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형민 기자

한국지엠 군산공장 인근 산북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강애정 씨(39)는 “한국지엠 군산공장에 입사한 지 10년째로 조만간 결혼한다던 직원, 그리고 도저히 버틸 수 없어 얼마 전 희망퇴직을 했다는 직원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며 “정치도, 기업 경영도 뭔지 잘 모르지만 적어도 정부는 국민에 대한 책임이 있어야 하며, 기업 경영을 하는 회사도 종업원에 대한 책임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정권들이 GM과의 우호적 관계를 통해 많은 특혜를 가져갔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정부는 두 번 다시 국민을 농락하지 못하게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어 주길 바라며, 군산공장 직원들 또한 한 발 더 양보하고 다시 뛴다는 마음으로 지역사회에 큰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강 씨의 발언에 이어 진행된 군산공장 직원 부인과 자녀의 호소는 결의대회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윤주 씨(37)는 “저와 네 자녀는 군산공장에 다니는 남편만 보고 살아 왔는데 설 전날 공장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고개 숙인 남편의 뒷모습과 아무것도 모른 채 해맑게 웃는 아이들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상황을 겪어야 하는지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어 “며칠 전 새벽, 가족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방 한 쪽에서 몰래 흐느껴 울고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달려가 끌어안고 통곡하며 하염없이 울었다”며 “잠에서 깬 아이들도 달려와 우리 가족들은 서로 한참을 부둥켜안고 울어야 했다”고 울먹였다.

그는 “정부와 전북도를 비롯한 노조가 군산공장을 살리기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들었고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은 믿고 따라가겠다”며 “군산공장을 살려달라, 제발 우리를 내몰지 말아 달라, 앞으로 흘릴 눈물은 군산공장의 정상 가동으로 안도의 눈물이 될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군산공장 근로자 자녀 지희수 양(13)은 “저는 군산이 좋고 친구들이 좋아 군산을 떠나는 게 싫다”며 “저희 아빠 회사를 꼭 살려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한 뒤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 장내를 숙연케 했다.

이들의 호소문을 경청하던 시민과 경찰, 노동조합원 등 대다수 참석자 역시 눈물을 훔쳤고 결의대회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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