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본능은 유혹.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널리 알려진 18세기 프랑스 정치가 탈레랑의 커피 예찬이다. 이러한 예찬이 아니라도 카피는 이제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커피 한 잔 하실래요?” 누군가가 이렇게 물어왔다면 그것은 “당신과 대화를 나누고 싶네요”라는 의사 표시일 것이다. 말하자면 커피는 ‘대화를 매개하는 커뮤니케이션 음료’(김용범, 커피 치명적인 유혹)인 셈이다.
6세기 경 에티오피아 목동이 발견한 커피는 그 역사만큼이나 많은 일화를 남기고 있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1732년 ‘커피칸타타’를 만들었다 그런데 평소 준엄한 교회음악을 작곡하던 그 답지 않게 재미있다. 당시 독일의 커피 광풍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또 악성(樂聖) 베토벤은 커피 한 컵에 정확히 원두 60개를, 덴마크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커피 한 스푼에 각설탕 30개를 넣었다. 그런가 하면 매일 엄청난 양을 마신 커피마니아도 있다.
프랑스 작가 볼테르는 하루에 40∼50잔을,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르 루스벨트는 하루에 3.8리터를 마셨다. 루스벨트의 아들은 “머그잔을 욕조로 사용하는 게 더 자연스러웠을 듯하다”고 했을 정도였다. 우리나라에는 이 커피가 140년 전에 들어왔다. 그런데 지금 밥은 안 먹어도 커피는 마시는 ‘커피공화국’이 되었다. 점심 때 도심 곳곳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든 인파를 보면 실감난다. 2017년 말 기준, 국내 커피 시장규모는 11조8000억 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커졌다. 국민 전체가 연간 265억 잔, 1인당 512잔(하루 1.4잔)을 마시는 꼴이다. 세계 커피 수입국 순위는 7위다.
이러한 커피와 국민연금공단이 전주시노인취업지원센터에서 만났다. 국민연금공단이 사회공헌기금 2억8020만원을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기탁, 바리스타 양성교육을 실시키로 한 것이다. 이미 10일 바리스타 교육장 개소식을 갖고 출범했다. 이름 하여 ‘전주카페 꽃심방’ 바리스타 교육장. 여기서 꽃심은 최명희의 장편소설 ‘혼불’에서 따온 것으로 전주정신을 상징한다. 노인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의 일환이며 대상은 국민연금 수급자와 새터민 및 다문화가정 80명이다, 20명씩 4차례 이론 및 실기, 현장실습 등 7개월의 교육과정을 거쳐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60명을 최종 배출할 예정이다. 교육비는 무료며 교통비 식비 등도 제공된다. 교육을 마치면 취업과 창업의 기회도 가질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3년 전 전북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후 지역과의 상생 및 동반발전을 위해 마련한 첫 번째 결실이다. 대규모 공공기관이 지역에 정착하면 지역에 어떤 혜택과 변화가 일어나는지 손에 잡히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지금 전북혁신도시는 국민연금공단 이전으로 서울, 부산에 이어 제3금융허브를 꿈꾸고 있다. 가입자 2200만명, 수급자 450만명, 직원 7000명에 이르는 국민연금공단은 4월말 현재 국민의 노후자금 635조원을 운용하고 있다. 일본,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3대 연기금이다.
전북으로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이전 무산의 아픈 상처를 딛고 찾아온 보배인 만큼 상생을 통해 소중히 키워야할 자산이다.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진한 커피향을 통해 도민들에게 널리 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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