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의원 : (2024년)업무보고 잘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수백개의 지방자치단체 이름이 다 나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전라북도와 기초단체 14개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전라북도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할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 죄송합니다. 짧은 보고서를 요약하다 보니까.
△이 의원 : (책상을 꽝 치며)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장관님, 전라북도는 대한민국 국토 아닙니까? 버렸습니까? 지금 국토교통부가 구상하는 초광역권 권역별 추진계획에도 빠지고, 대광법(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도 빠지고, 초메가시티 계획에도 빠지고. 전라북도는 버린 자식입니까? 저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대한민국을 떠나야 합니까? 땅 파서… 아니. 지방자치도 꼴찌, GRDP(지역내 총생산)도 꼴찌, 니네는 다 꼴찌니까, 버린 자식이니까, 그대로 살아라! 우리(윤석열 정부)가 할 때는 니네는 어느 것에도 포함시켜 주지 않을 것이다. 제가 쪽 팔려서, 이런 얘기 안 할려고 했어요. 4선 의원이 돼 가지고 지역 애기하면. 그런데 해도 너무 하지 않아요.
△박 장관 : 송구하다는 말씀드리구요.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챙기겠습니다.
△이 의원 : 자,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전라북도에 무슨 사업을 하고 있고 앞으로 무슨 사업을 할 것인가, 그거에 대해 일주일내 정리해서 보고해 주십시오.
△박 장관 :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 의원 : 국토교통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 아닙니까? 그러면 소외되고 어렵고 힘든 지역을 더 배려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앞으로 특정지역에 대해서 홀대한다면 저와 국토부장관님, 차관님, 실국장님들 계실 때, 저하고 만나는 2년 동안 서로 불편한 관계 유지할 것을 전제로 하시고. 뒤에 계신 실국장님도 명심해서 국토교통부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심사숙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지난 7월 10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춘석 의원(익산갑)과 박상우 장관 사이에 벌어진 일문일답이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주요업무보고’에는 전북이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일주일 후 보고한 자료에는 전체 신규사업 2304억원 중 전북 예산은 19억8000만원으로 0.8%에 불과했다. 이러한 논란은 JTBC 유튜브에서 10일 현재 24만4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내용을 장황하게 늘어 놓은 것은 이례적으로 전북현안이 이슈화되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전북출신 국회의원이 장관을 불러놓고 전북에 대한 홀대를 꼼꼼히 따지며 호통치는 모습에,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얼마나 통쾌한 일인가.
이처럼 22대 국회 들어 전북의원들의 정치력이 살아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전북 정치는 그동안 인구 감소와 경제력 약화로 영향력이 해마다 뒷걸음쳐 왔다. 특히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지난 21대 국회는 최악이었다. 왕성한 패기를 기대했으나 무기력과 각자도생으로 일관했다. 다행히 이번 22대 국회는 5선의 정동영, 4선의 이춘석, 3선의 김윤덕·한병도·안호영 등 다선의원이 주축이 되고 재선의 이원택·윤준병, 초선의 이성윤·박희승 의원이 뒤를 받치고 있어 왕성한 의정활동이 기대된다. 여기에 조배숙 의원(국민의힘)이 5선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들이 원팀이 되어 과연 전북몫을 얼마나 찾아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2025년 국가예산을 챙기고 전북 홀대의 상징인 대광법부터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낙후와 퇴보만을 거듭해 온 전북에 희망과 활력의 에너지를 불어 넣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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