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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암' 익산 장점마을 친환경공원 조성, 시의회가 ‘제동’

공유재산심의안 가결, 예산심의는 절차상 보류
동일 회기 심의 불가 입장, 주민 원성 ‘고조’

집단 암 발병지로 지목된 비료공장을 익산시가 매입해 친환경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익산시의회의 예산 심의 보류로 잠정 연기됐다.

익산시의회가 절차상 문제를 짚어 보류처리하면서 집단 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의 실망감은 깊어지고 있다.

7일 익산시의회에 따르면 최근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이 요구한 인근 비료공장을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공유재산심의안을 원안가결한 뒤 공장을 매입하는데 필요한 예산심의는 다음 회기로 보류시켰다.

공유재산관리계획을 40일 이전에 취득한 이후 관련 예산을 상정해야 한다는 관련 규정에 따라 예산심의를 보류했다는 게 시의회의 입장이다.

이로 인해 비료공장을 매입해 친환경공원으로 조성해 달라는 주민들의 염원은 당분간 추진이 어려워졌다.

특히 시의회가 보류한 관련 근거에는 긴급한 사항을 추경에 상정할 때는 공유재산심의와 예산안을 동시에 상정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제동이 걸리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공유재산관리계획 수리기준에는 긴급한 사항을 추경에 상정할 때는 관리계획과 예산안을 동시에 상정한 뒤 관리계획이 통과되면 예산도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런 규정이 있는데도 익산시의회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예산 심의를 뒤로 미루면서 장점마을 사태를 가볍게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민간사업자가 집단 암 발병지로 지목된 비료공장을 매입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라서 다음 회기까지 기다렸다가 매각할 가능성을 다시 타진해야 하는 문제까지 제기된다.

좋은정치시민넷 손문선 대표는 “예전에는 긴급한 경우 추경예산 심의에선 동시에 상정해서 관리계획이 통과되면 예산심의도 할 수 있었다”며 “이번 시의회는 같은 회기 심의를 하지 않겠다는 자체 규정을 만들었다고 한다”고 아쉬움을 던졌다.

장점마을 주민대책위 최재철 위원장은 “주민들은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데 시의회는 원칙과 절차만을 따지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비료공장을 없애달라는 주민 염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본예산 심의 때에도 동시 상정이 이뤄져 모두 자진 삭감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장점마을의 특수성이 있지만 시의회가 절차를 어길 수는 없어 부득이 미뤄졌다”고 말했다.

김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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