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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김관영의 길, 송하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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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객원논설위원

8년 전인 2014년 6월 30일, 나는 「송하진 지사가 새겨야 할 3가지」라는 칼럼을 본란에 쓴 바 있다. 당시 나는 첫째 측근을 조심하라, 둘째 사표를 품고 다녀라, 셋째 전국적인 경쟁력을 가져라는 3가지를 주문했다. 그 칼럼이 나간 날 아침에 송 지사가 전화를 걸어와 “내가 잘 할테니 지켜봐 달라”고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송 전 지사는 행운아였다. 행정 관료로 출발해 전주시장 8년과 전북지사 8년을 했으니 꿈을 이룬 셈이다. 그는 전주시장 재직시 한옥마을을 본궤도에 올려놓았고 지사 때는 탄소산업과 수소산업, 그리고 새만금SOC에 힘을 쏟았다. 또 역사문화에 대한 조예가 깊어 전라감영 복원과 가야·후백제 역사 복원에도 성과를 거두었다. 재임 중 돈이나 여자문제 등 비리가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가 장고 끝에 내린 3선 출마는 과욕이었다. 도민들은 관료 출신 김완주 지사의 8년에 이어 송 지사가 8년을 더하면서 피로감이 꽤 높았다. 그동안 “해 놓은 게 뭐냐”, “너무 나이 들었고 이제 그만해먹어야 한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를 간파하고 과감하게 직을 내려놓았어야 했다.  

 

송 지사는 퇴임 후 전주시내에 거처를 마련하고 도민들과 더불어 살겠다고 하니 퍽 다행이다. 그의 경륜이 전북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송 전 지사의 뒤를 이어 7월 1일 취임한 김관영 지사 역시 관운이 무척 좋은 사람이다. 생각지도 않게 송 전 지사가 민주당 경선에서 컷오프(경선 배제) 되는 바람에 지사자리를 줍다시피 했다. 출마 선언한지 불과 34일 만에 본선이나 다름없는 경선에서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하지만 ‘유능한 경제도지사’를 표방한 김 지사의 앞길은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의 침체를 벗고 성장과 발전에 목말라있는 도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쪼그라드는 전북을 일으켜 세울 무거운 짐이 그에게 주어져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 지사에게 몇 가지를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 유능함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김 지사는 52세의 젊음과 고시 3관왕, 여야를 넘나든 정치력 등이 큰 자산이다. 이를 활용해 우선 당장 전북의 현안인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설치와 제3금융 중심지 지정, 대기업 계열사 5개 유치 등에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또 새만금에 디즈니랜드와 복합리조트를 유치하고 전주시와 협조를 통해 골머리를 앓던 전주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 개발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야 한다.   

 

둘째, 협치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김 지사가 속한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중앙권력을 국민의 힘에 뺏겼다.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이 엇박자다. 그런 상황에서 전북은 국가사업이나 재원조달이 힘들 수밖에 없다. 이를 협치의 정치력을 발휘해 돌파해야 한다.  

 

셋째, 널리 인재를 구해야 한다. 김 지사는 재선의 국회 경험뿐 행정경험이 없다. 인사관리가 낯설 수 있다. 자칫 캠프출신 등 측근에 매몰될 소지도 없지 않다. 김 지사는 인수위원회와 혁신단 구성 등의 과정에서 흠결 많은 인물들과 군산출신 등 인사 편향으로 입질에 올랐다. 그만큼 인재풀이 좁고 관리가 허술하다는 방증이다.  

 

넷째, 전국적인 경쟁력을 통해 차기 대선주자에 올랐으면 한다.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으나 멀리 보고 통 큰 정치를 했으면 한다. 중도 이미지가 강한 김 지사는 전국적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전제 조건이 있다. 전북에서 큰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도민들은 김 지사가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길을 개척할지 기대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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