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이라는 무구한 역사를 가진 남원의 역사 유적이 지역민에게조차 외면을 받고 있다. 광한루원을 제외하면 매년 5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역사‧문화 관광지가 전무하며 감소추세가 해마다 지속되고 있다. 지역이 가진 역사 문화 자원을 연계하는 차별화된 고유 콘텐츠 개발이 부족한 점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13일 남원시와 만인의총관리소 등에 따르면 남원 만인의총의 방문객 수는 2006년 19만 2200여명에서 2014년 16만 34000여명, 2016년 9만 4000여명으로 해마다 큰 폭의 감소추세를 보였다.
특히 2016년에는 9만 39000여명으로 10만 명대 아래로 떨어졌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인 2020년 6만여 명에 이어 2022년에는 3만 9000여명에 그치면서 급격한 하락 폭을 보였다.
남원 만인의총은 정유재란 당시 남원읍성을 지키다 전사한 의로운 만 명의 지사들의 합장 무덤이다.
나라를 지키가 순직한 호국의 상징으로서 조선 왕실의 주목을 받아 1653년(효종4년) 충렬사라는 시호와 함께 사당이 지어졌으며 1675년 숙종 원년에는 남원읍성 북문 밖에 사당을 옮겨 성역화했다. 이후 1962년 민가에 둘러 쌓이게 되자 충렬사와 함께 남원시 향교동 일원으로 이장, 국가유산청의 관리하에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남원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중요한 역사 자원임에도 만인의총의 방문객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급격한 하락 폭을 보이며 지역민의 발길조차 끌지 못하는 잊혀진 무덤으로 전락한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만인의총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동학농민혁명 당시 동학 대접주, 김개남의 주둔지였던 교룡산성 역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만 명이 찾았지만 지난해 방문객은 5만 명에 그쳤다.
신라시대 지어진 호국사찰, 실상사의 경우도 2014년부터 5만 명대를 유지하던 방문객 수가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에는 1만 명대로 추락, 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일각에선 이와 관련 남원이 지닌 역사문화 자원의 연계가 부족해 관광객의 발길을 끌 매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정유재란이라는 역사적 공통점을 지닌 남원읍성의 경우 만인의총 인근에 위치해 있지만 북문 성벽 200m 남짓만이 남아 있을 뿐 복원이 이뤄지지 않아 관광지로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남원의 문화 자원를 연계한 차별화된 고유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을 마련하는 등 사업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 관계자는 "자연 생태 관광화에 비해 역사 문화 자원의 관광화 성공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며 "지역이 가진 역사적 정체성에 지역민이 먼저 자부심을 가지고 찾을 수 있도록 지자체가 문화자원의 홍보와 연계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또 타 지역 관광객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이 보장돼야 꾸준히 방문객이 유입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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