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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은 없고 잡초만 무성…외면받는 남원 오리정

완공 반년 지났지만 화장실, 주차시설 등 편의시설 부족, 관리 미흡 지적
수십억 들였음에도 남원 관광 100위에도 못 들어…동네 산책길 전락
남원시 "단순 시설조성에만 머물지 않고 개선점과 활용 방안 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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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 사매면 오리정 모습./사진=이준서 기자.

남원시가 사매면 오리정 일원에 20억 원을 들여 관광 거점을 조성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찾지 않는 관광지로 외면을 받고 있다.

사업이 완료된 지 반년 여가 흘렀음에도 화장실과 같은 필수 편의시설도 없는 데다 주차시설 등 기본적인 인프라도 부족해 지자체 차원의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1년 총사업비 20억 원을 들여 '오리정 버선밭 연계 관광지화 조성사업'을 진행했다. 고전소설 춘향전의 주인공인 몽룡과 춘향의 이별장소로 전해지는 이곳을 테마공원으로 조성해 남원 방문객에게 새로운 거점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사업이다.

그러나 관광 개발이 이뤄진 지 반년이 흐른 시점임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은 산책을 나서는 지역 주민이 대다수일 뿐 관광객의 발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 지역별 관광 현황에 따르면 오리정은 남원지역 중심 관광지 및 인기 관광지 10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이는 내비게이션 데이터 기반으로 주변 관광지 연계 방문 빈도순위, 목적지 검색량 순위 등을 종합 고려한 수치다.

특히 오리정은 만인의총, 교룡산성, 지리산둘레길 등 다른 남원지역 무료 개방 관광지에 비해 방문객수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어 관광지로서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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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정 인근 화장실 모습. 문이 굳게 닫혀져 미개방 상태다./사진=이준서 기자.

이 같은 문제는 수십억 원의 혈세를 투입했음에도 여전히 기본적인 관광 인프라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불거졌다.

현재 오리정은 화장실과 같은 필수 편의시설조차 개방하지 못해 방문객이 급한 용변을 주변에서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

앞서 시는 올해 초 화장실 공사를 마무리 했지만 'BF 인증'을 받지 못해 시설만 마련해두고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BF인증은 장애인, 어린이, 노인, 임산부 등이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신축하는 공공시설 이용에 있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시공, 설계 과정에서 이를 평가하는 제도다.

시는 준공 당시 BF 예비 인증을 거쳐 지난 5월 2차 본인증 심사를 받았는데 일부 보완 요청이 발생해 화장실 개방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여기에 오리정 인근에 확보된 주차장이 6면에 불과하고 차량 진입로 역시 협소해 대규모 관광버스 차량의 접근성이 취약하다.

사업 기획 당시 마련된 오리정 종합계획 평면도를 보면 확보된 주차장 부지는 현재보다 넓었지만 시는 여기에 소나무 9그루를 식재하면서 주차 부족 문제를 야기했다.

게다가 진입로나 산책길 등엔 잡초만 무성하고 오리정을 나타내는 안내판이나 비석 등은 부식이 심한 데다 나무 등에 가려져 있어 이곳이 관광지인지 인식조차 힘든 상황에 놓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오리정 관광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있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시설 조성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관광지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조속히 해결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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