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이빨 하나는 빠져나가고 음식을 넘기지 못한다. 배가 고프다. 국물이라도 퍼먹어야지.'
단국대 법학과 1학년에 재학중이던 호빈이의 인생에 뜻하지 않는 병마'전신성 경화증'이 나타난 건 온 나라가 월드컵으로 들끓었던 2002년이었다. 10년이 넘는 투병 기간 중 수차에 걸쳐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두 다리와 손가락을 절단했으며, 30세에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에야 세상과의 단절에서 소통으로 돌아왔다. 그가 처음으로 인터넷에 올린 사연 글에 많은 사람들이 진심을 담은 격려와 관심을 보였고, 이에 힘입어 세상과 소통을 한 것이다. 그렇게 힘겹게 쓴 매일매일의 짧은 글들이 책으로 엮어졌다. '신호빈의 나를 외치다'(도서출판 미래지향')
외롭게 투병하는 호빈이의 투병기와 함께 직장도 접고 10년 넘게 딸을 간호하는 아버지의 심정이 책 갈피마다 절절히 묻어있다. '호빈이의 생일이다. 호빈이의 어린 시절이 하나하나 머리를 스친다.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고, 기쁘고 행복한 날들도 있었지만 오늘 나의 마음은 매우 쓸쓸하다. 아이의 아프디아픈, 애처로운 눈길이 아른거린다. 항상 슬픔에 젖은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내가 더 긍정적으로 살아야 하는데, 오늘은 마음을 잡을 수가 없다.'
투병 기간 동안 느낀 감정과 일상을 기록한 일기, 아버지 신태균씨가 호빈이를 간호하며 적은 글, 부녀간에 주고받은 일상의 편지와 메일, 유명 인사들을 포함한 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와 트위터 글로 엮은 책이다.
이해인 수녀, 고은 시인,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소설가 이외수씨, 방송인 전유성·차인표·손석희씨, 프로야구 박찬호씨, 방송인 산악인 엄홍길씨 등이 저자를 격려한 글이 수록됐다.
임실 출신의 신태균씨(58)는 옥정호 처럼 맑은 호숫가로 사람들을 인도하라는 뜻을 담아 딸 이름을 호빈으로 지었단다. 이 책은 국내 최대 시나리오 공모전인 '우리 영화시나리오 공모'에서 '자귀모'로 대상을 받은 홍주리씨가 엮었다. 홍씨는 임실에서 교사 생활을 했던 아버지(홍범식)의 제자였던 신태균씨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후견인을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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