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진 파업해도 힘드시니까 하면서 이해하고 기다렸어요. 근데 이젠 화나요. 넉넉히 기한 잡고 시키는데도 아기 분유, 물티슈, 기저귀 등 하도 안 와서 기다리다 지쳐 마트 가서 샀어요. 택배비 내면서 시킨 건데 왜 피해를 계속 소비자만 보나요.”
익산지역 CJ대한통운의 노사 갈등이 심화되면서 애먼 시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택배 수수료 인상 등을 둘러싸고 택배기사들과 대리점(집배점), 원청인 CJ대한통운 익산지사(SUB터미널)간 이해관계가 상충돼 배송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다.
아기용품을 주문한 가정주부에서부터 냉장보관이 필요한 신선식품 구매자, 택배를 받아 다시 납품을 해야 하는 사업자 등 다수의 시민들은 사전에 아무런 안내 없이 택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익산지회 등에 따르면 택배 배송 차질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18일부터다.
노조는 지난 5월부터 택배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지만 2개월여 동안 사측(대리점주)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쟁의행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리점주들은 정부·기업·대리점·택배노조 등이 참여하는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최종 결론을 내릴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는데 노조 측에서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익산지역 CJ대한통운 전체 110여명 중 노조에 가입한 40여명의 택배기사들은 지난 2일부터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초기에는 배송을 하면서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응하지 않았고, 18일부터는 사측이 물량을 분류하지 않은 채 얹어놔 물리적으로 수백개에 달하는 박스를 다시 분류해 배송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으며, 20일부터는 아예 타 지역에서 익산으로 들어오는 물류 자체를 막아버려 배송이 되지 못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반면 사측은 관련 법령상 가능한 대체인력(동일 대리점 근무자)을 투입하거나 택배 분류작업에 아르바이트생을 쓰는 것 자체를 노조가 막아 배송에 차질이 빚어졌고, 하루에 수백개씩 쌓이는 물량을 적치하기조차 어려워 원청에 익산지역 입고 중지를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 대리점주는 노조 측 몇몇을 업무방해를 이유로 형사고발까지 했다.
이처럼 노사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택배 배송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인 익산시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익산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타 지역은 안한다는데 익산지역만 한다는 것은 지사와 관련인 거 같은데요’, ‘택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소비자는 어디에 하소연 하나요?’, ‘다 반품처리 했네요. 정말 이젠 무조건 택배사 보고 시킬 겁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고객이 피해보는 건 양쪽 다 잘못이 아닌가 싶어요. 너무하네요’, ‘본사에선 기다리란 말만 하고 기다려도 물건은 오지 않고, 미리 파업한단 말 한마디만 들었어도 이렇게 답답하진 않을 거 같네요’, ‘내 돈 내고 물건 사고 피해는 고스란히 떠안아야 되는 건지’, ‘어제 다녀왔는데도 부송동 거주한다고 하니 과부하 걸려서 찾을 수 없단 말만 듣고 결국 헛걸음하고 돌아왔네요. 꼭 물건이 인질로 잡혀있는 것도 아니고 왜 구매자가 이런 피해를 고스란히 다 받아야 하는지’ 등 배송 차질에 대한 불만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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