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500편 가량의 다큐·실험영화를 제작한 감독. 기존 상영관에서는 단 한편의 작품도 상영한 적이 없는 감독. 시나리오나 직업 배우와 작업한 적 없는 감독. 보리스 레만(Boris Lehman) 감독이다. 보리스 레만(74) 감독이 자신의 작품과 삶의 흔적을 되돌아보는 작업 ‘바벨 프로젝트’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들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익스팬디드 시네마 <장례식(죽어가는 예술에 대하여)> 을 통해서다. 마지막 작품과 첫 소개. 아이러니하다. 장례식(죽어가는>
그에게 영화는 ‘존재 증명’과도 같다. “저는 카메라의 앞(배우)과 뒤(감독)에 있었던 사람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사진을 찍듯 저는 영화를 찍는다. 모든 예술작품이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인생의 흔적을 간직하기 위해 영화를 해야만 했다. 영화가 나를 살게끔 도와주었다.” 그는 정신질환자 치유 프로그램으로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1983년 벨기에 워털루 전쟁기념관에서 시작한 바벨 프로젝트를 30여 년에 걸쳐 총 8편으로 구성했다. 그 마지막 영화인 <장례식> 은 두 장르를 합친 자서전적인 허구다. 장례식 행렬이 지나가는 장소도 워털루 전쟁기념관이다. 장례식>
그는 끊임없이 영화를 찍는다. 영화 속 인물은 모두 친구이거나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이다. 그래서 시나리오도 없고 정해진 결말도 없이 시작한다. 영화를 완성하면 보리스 레만의 집이나 지인의 집에서 개인 상영회를 열었다. 이는 대중에게 그의 영화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보리스 레만 감독은 <장례식> 에 대해 “죽음이라기보다 사라짐에 관한 영화로 영화 속 인물인 보리스 레만의 사라짐이다. 유머를 가지고 가볍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영화를 만들 때 시의 운율이나 음악의 악보처럼 이미지와 소리를 구성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례식>
<장례식> 이 마지막 작품이라면 앞으로 그의 새 작품은 만날 수 없는 걸까? 이에 대해 그는 “제가 보유한 영상 자료를 토대로 재편집 작품은 만들 수 있다”며 “다만 더 이상 새 영화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누구나 휴대전화나 디지털 카메라로 영화를 찍을 수 있다”며 “영화를 하는 데 복잡한 기교는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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