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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칼럼] ‘지역’ 외면하는 포털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

지난 8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일신문 등 전국 주요 9개 지방신문사의 주도로 포털을 이용한 지역신문의 공동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9개사 사장 전원이 상경해 참석했고, 관련 법안을 발의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본 의원은 물론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 등 여야 의원 50여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루었다.

그러나 막상 패널로 참석했던 한 교수는 세미나에서 “오늘 이 큰 행사도 네이버나 다음에는 소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 아닌 예언을 했다. 이는 결국 사실이었다. 이 세미나 뉴스는 포털 메인화면에 노출되지 않았고, 검색해 들어가서야 겨우 찾을 수 있는 씁쓸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뜨거웠던 지방분권형 개헌 논의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통령과 여야 의원들이 한 마디 하면 포털의 메인화면을 장식했지만, 정작 지방분권의 핵심이자 주체인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는 외면당했다.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인 것이다.

지난 일주일간 네이버 뉴스메인을 분석해본 결과, 총 1227건(일 평균 153건)의 기사 가운데 지방언론 기사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지역뉴스는 대구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검출, 대구 폭염, 대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 등 초대형사고가 터져야 그나마 몇몇 중앙지나 통신·인터넷 매체를 통해 첫 화면에 노출되는 정도이다.

이처럼 대형 포털의 지방뉴스 홀대 현상은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온라인 뉴스 시장의 70%를 장악한 네이버에선 하루 약 1300만 명이 뉴스를 읽고 있지만 이들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지역소식이나 의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는 구조이다.

지역언론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 건전한 지역여론 조성, 지역사회의 균형발전 주도라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포털의 지역언론 홀대로 인해 독자 수와 광고수익이 감소하고 이는 결국 경영 압박과 저널리즘 기능 약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언론의 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해외 선진국들은 지역언론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는 신문구독료, 보급시스템 그리고 광고 수입이 낮은 일간지 등을 직접 지원하고 있으며 부가세·우편요금 할인도 하고 있다. 노르웨이도 경영난을 겪는 신문사에 대한 지원 및 25%인 부가세를 6%로 낮춰주는 제도를 시행 중이며, 지역방송의 경우 지역별 특성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도록 돕는 등 자립하여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지역언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미미한 편이다. 정부가 지역신문발전특별법과 지역방송지원특별법에 따라 지역언론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시법이라는 특성상 안정적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기금확충 방안 마련 등 지역언론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국회에는 일정비율 이상의 지역언론 기사를 포털의 첫 화면에 게재하도록 하고, 타향에서 고향신문 구독시 구독료의 30%를 세액공제하는 본 의원의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동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돼 출향민을 포함한 지역뉴스 소비자들의 편의와 알권리 충족은 물론, 대형 포털과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된 언론환경 속에서 지역언론의 선순환 발전을 가져오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

프랑스의 정치학자이자 역사가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지역언론의 힘은 국민의 힘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지방분권화 시대를 맞아 지역언론의 활성화 없이는 지방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민주주의도 실현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회와 정부, 국민 모두가 지방언론 육성에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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