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작가의 또다른 분신이다. 새로운 연재물 '작가가 말하는 나의 작업'은 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자리다. 때로는 거칠더라도 여타의 설명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자 한다.
사진은 200년이 흐른 지금도 불완전한 예술이다.
사진보다 짧은 역사를 가진 영화는 문학을 발판으로 '제7의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독창적인 예술이 되었다. 그렇다면 사진은 회화를 기본으로 하여 예술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사진의 본질적 특성인 주관적 관념에서 바라보는 예술이기에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사진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고자 했던 많은 사진가들은 포기하거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사진이 완전한 예술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시각화된 한 장의 사진으로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진의 단점이자 사진만의 독특한 매력을 가진 장점이다.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예술의 영역에 들어가기를 원했던 사진은 집요하게 예술을 내부적으로 붕괴시키고 침식시키면서 예술의 근본을 전복시켰다. 그래서 사진은 예술에 있어서 위험한 것이다. (도미니크 바케)
사진은 사진을 감상하지 않는다. 사진을 보며 그 사진속에서 자신을 투영하여 추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기억을 보기 때문이다.
발터 벤야민, 앙드레 바쟁, 롤랑 바르트가 말하는 사진의 본질은 이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은 불안정한 요소를 가진 예술이고 그래서 나는 사진이 너무 매력적이다.
그리고 궁금증이 생겼다. 사진의 본질은 그렇다 치더라도 지극히 시각적인 감각기관에만 의존하는 사진이 가지는 특성으로 인해 표현에 부족함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만약 사진이 인간의 다른 감각기관을 자극시킬 수 있고 시각과 함께 표현될 수 있다면 사진의 불안함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사진은 시각적 감각을 강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감각기관이 공존하게 되면 시각적 사진에 방해를 주거나 다른 감각이 무시되어버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청각이나 후각 등등을 시각과 공존시킬 수 없다면 시각만으로 다른 감각기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작업을 하였다. 하지만 나는 이 작업에서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코드를 찾고자 했지만 결국 나는 나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작품을 표현하였다.
사진은 관객이 자신의 개인적인 기억으로 보는 것이기 이전에 사진가가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과 기억으로 만들어 낸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각의 기억, 후각의 기억, 청각의 기억, 미각의 기억, 촉각의 기억을 바탕으로 나의 기억을 찍었다.
△박성민씨 '오감 프로젝트'= 9일부터 20일까지 전북도청사 기획전시실. 작가 박씨는 전북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사진학교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3차례 개인전을 갖는 등 11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현재 사진 전문 전시공간 '갤러리 봄'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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