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꽃을 그린다. 줄기도 잎도 없이 무한한 공간에 떠있는 꽃을 그린다. 늘 좀 더 자유롭고 싶었고 잡념과 인연에서 벗어나 비어있는 상태로 내 감정을 충실히 표현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번 전시 역시 이러한 나의 생각을 민들레 이미지와 불분명한 인생의 길을 통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작품에서 보이는 민들레 이미지는 작가와 세상을 연결하는 소통의 언어로 사용하였다. 여기에서 꽃(민들레이미지)은 단순한 꽃이 아니다. 이것은 대중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위한 매개수단이며 자아를 찾아가는 작가자신의 대안체 이기도하다.
작업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진실된 자아를 찾아가는 길고 긴 행보라고 생각한다. 진실과 거짓, 통제와 자유, 실체와 허상이 서로 뒤엉켜 구분하기 어려운 이 시대에 가장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가장 이루고 싶은 미래는 어떤 것인가?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이 자리에 있는가?
이러한 물음들의 답을 찾아 하루하루 시간을 쌓고 노력을 덮어 가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작품에 사용된 재료는 닥을 원료로 하는 장지를 사용하고, 분채와 석채를 이용하여 색을 표현하였다. 여러 차례 반복하여 표면의 효과를 질박하면서도 친근한 느낌이 되도록 밑 작업을 한다. 이렇게 하면 호분위에는 연한색이 올라오고, 그사이 공간엔 진한색이 중첩되어 돌출과 함몰을 반복하면서 마치 화강암의 표면과 같은 마띠엘을 연출 하게 된다. 그 위에 내가 원하는 어떤 것을 넣게 되면 훨씬 강한 뉘앙스를 전달해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과 함께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는 자아의 형상을 민들레 이미지로 선택하여 표현 하였다.
민들레는 줄기를 한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극한의 여행을 통해 자유와 불안을 만끽하다가 어딘가에 안착하여 그 곳을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어 버리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언뜻 연약한 몸짓으로 보이나 실은 바람이 강하면 강 할수록 더욱 멀리까지 자신의 영토를 확장해 가는 뜨거운 움직임이 내가 생각하는 나다운 그 무엇을 향해 나가는 감정과 상통함을 느끼게 한다.
동양화가 김선강씨는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했으며, 92년 첫 개인전 이후 11번의 국내외 개인전을 가졌다.
△김선강 11전째 개인전'여정(餘情)'=18일부터 29일까지 전북도청사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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