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티스트 송대규
예술가들은 수많은 '주의'를 남발하며, 형식을 확장하던 시대를 지나고 다시 형식의 해체와 거부를 통해 또 다른 확장을 시도하더니 이제는 정·반·합의 귀납적인 방법으로 동시대 예술을 만들어 놨다. 그래서 지금의 시대는 모든 것이 예술이 되는 시대이며, 모든 이가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어느 날 문득, '예술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예술을 꿈꾸던 어린 미대생에게 찾아왔고, 그 질문은 이제 '나의 작업'에 중요한 방향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 방향이란, 예술가 송대규는 서로 다른 장르간의 충돌과 해체, 거침없는 실험 속에서 성장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예술의 형식보다 그 안에 무엇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작업은 '실험'이다. 이 실험은 나에 대한 가능성의 실험이기도 하고, 예술의 형식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연예술가, 실험예술가, 퍼포먼스 아티스트, 미디어 아티스트 등등 시절과 작업의 방식에 따라 나를 표현하는 직함이 달랐다. 그래서 나의 작품은 물성을 가진 예술품이 없다. 실험이기 때문이다. 기록과 흔적만이 남아 작품을 판매하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미래의 예술을 바라보는 나는 이렇게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옳다고 굳게 믿고 있다. 또한, 나의 작업은 '몸'의 확장이다. 개념주의와 플럭서스(Fluxus)의 '삶과 예술의 통합'의 정신은 '캔버스의 사각 틀'에서 예술을 바라보던 나에게 시간과 공간, 행위를 알게 해주었다. 나의 작품은 '내 안의 생각과 마음의 상태' 몸을 통해 실천되는 첫 움직임에서 시작되며, 갈무리된다. 그래서 나는 '나의 몸'을 통해 세상과 대화하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 무용, 연극, 마임, 퍼포먼스, 음악 등 몸의 언어가 함의된 모든 장르와 형식이 나의 작업에 있어서 재료가 된다.
최근 나의 작업은 상호작용(Interaction)이 가능한 미디어를 재료로 다양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전자회로와 컴퓨터 언어를 배우면서 '전자공학도 예술이다'라고 말하고 다닌다. 소리와 몸짓에 즉흥적으로 반응하는 영상을 디자인하여 다양한 예술가들과 함께 공연을 올리고, 전주 곳곳에 역사와 의미를 가진 장소를 캔버스 삼아 영상을 입혀 공간을 재해석하는 '미디어파사드'를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나의 작업은 전시장이 아닌 축제의 공간을 통해 발표될 때가 많다. 나의 작업은 몸에 대한 신뢰와 실험의 연속이다. 지난 2004년 지기들(민 원·장기덕)과 결성한 'Project NOM'를 통해 색다른 전시'Photo Essay 33'를 열고 있다. 서양화, 공예, 디자인을 전공한 이들은 학창시절부터 함께해온 십년지기. 서로 다른 3인이 렌즈로 투영한 33장의 작품을 공동 전시했다.
△ Photo Essay 33 = 12일까지 전주교동아트스튜디오.
전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송씨는 홍익대를 졸업한 뒤 퍼포먼스 아티스트,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터렉티브 30 Days'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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