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 길이 내 길일까?'
작업을 하면서도 이런 의문이 종종 고개를 들었다. 삶 속에서 에너지가 바닥났을 땐 이런 생각이 더 심해졌다. 동시에 꼭 해보고 싶은 욕심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2회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시 작업에 몰두하게 되면서, 이런 복잡한 생각이 하나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개인전을 거듭될 때마다 "아! 난 이런 것을 하라고 태어난 사람이구나. 이게 나의 재능이구나."라고 느꼈다. 그게 40세를 넘겼을 무렵이다.
나의 작품은 조선의 민화에서 비롯됐다. 서민적이면서도 충분히 화려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됐다. 한지에 다양한 채색을 가미해 마치 언뜻 보면 서양화 같기도 하다. 현대적 감각에 맞는 조형성, 자연을 동경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심성을 적절히 가미해 누구나 한국적 채색화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고 싶었다.
9회 개인전부터 나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내놓고 싶어졌다. 나를 사랑하고 꿈을 잃지 말라는 누군가의 기도 덕분에 이제 작업을 마친 뒤 다가오는 야릇한 쾌감이 참 좋다. 이제서야 나는 '어쩔 수 없는 작가'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 김선강 열번째 개인전'어떤 흔들림' = 7일까지 서울 관훈동 K 갤러리.
※ 동양화가 김선강씨는 전주 출생으로 홍익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11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에서 입선(한국화)했고 '대한민국 회화대전'에서 특선(한국화·2007~2011)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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