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뚝 쌓느라 의경 60여명 구슬땀…농촌 고령화로 복구 일손 턱 없어 '발만 동동'
"지금 당장 또 다시 폭우가 내려 눈 앞에서 다 떠내려간다고 해도 어쩔 도리가 없는 형편입니다. 그나마 경찰이 복구에 나서줘 감사할 뿐 입니다."
18일 오전 완주군 화산면 화월리 신공마을에서는 지난 14일 새벽 국지성 폭우로 무너진 하천 뚝을 쌓느라 60여명의 의경들이 이틀째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주민 대부분이 소를 키워 생계를 유지, '사람보다 소가 많다'는 이 동네에서는 여전히 복구작업을 기다리는 손길이 절실해 보였다. 마을 가게는 사실상'개점휴업'상태였고 주민들은 집 앞에서 폭우에 쓸린 가구와 농산물 등을 말리는 데 여념이 없었다.
경찰의 수해복구 작업 지원 현장 근처에서는 주민들이 물에 잠긴 고추밭에서 쓰러진 고추나무 세우기에 몰두, 연신 땀방울을 흘렸다.
그러나 갈라진 아스팔트 도로와 각종 생활도구가 떠내려 오고 있는 하천 복구작업을 위해서는 여전히 일손이 부족해 보였다.
마을 이장 전남하씨(65)는 "마을 주민들의 연령이 워낙 고령화 되다보니 폭우가 내린 날, 하천 뚝이 무너져 축사를 위협했어도 마땅히 대처할 능력이 없어 발만 동동 굴렀다"며 "그나마 도움의 손길이 이어져 가뭄에 단비처럼 느껴진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날 수해복구 작업에 참여한 광주북부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서광일 일경(22)은 "수해 현장에 직접 와보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비해 일 손이 턱없이 모자란 것 같다"며 "일손이 모자란 농촌 수해 복구 현장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북도 재해대책본부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공무원과 주민 등 3513명의 인력과 굴삭기 및 덤프 등 473대의 장비를 도내 수해 지역에 투입, 응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18일 현재 사유시설 305개소 가운데 262개소는 복구가 완료돼 86%의 복구율을 보였으며, 공공시설도 332개소 가운데 254개소의 복구를 완료하는 등 77%의 복구율을 기록했다.
전라북도 재해대책본부는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22일까지 모든 복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23~26일에는 도내 피해지역에 대한 중앙 합동조사가 실시된다.
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대규모 피해지역은 군·경 병력을 동원해 신속한 응급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응급복구 비용은 시·군에서 예비비로 충당해 읍·면으로 배정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시·군 부담이 가중될 경우 도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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