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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는 학교 없는 식목일 “이럴 때라도 환경 관심”vs“행사성 지양·땅도 없어”

학교 여건상 식목일 행사 대폭 줄어
기후 변화 속 나무심기 실천 주장
시민단체 연계 환경교육 등 대안도

녹지공간이 없는 고창 해리초교는 올해 고창군산림조합이 공모한 ‘명상숲’ 가꾸기를 신청해 지난 3월 29일 처음으로 재학생들이 나무 심기를 했다.
녹지공간이 없는 고창 해리초교는 올해 고창군산림조합이 공모한 ‘명상숲’ 가꾸기를 신청해 지난 3월 29일 처음으로 재학생들이 나무 심기를 했다.

식목일(4월 5일) 나무 심기가 이제는 옛말이 됐다. 전북지역 대부분 초등학교가 식목일을 기념한 나무 심기나 행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 학교 증가·학교 부지 개발 등에 따라 학교에 나무를 심을 곳도 마땅치 않은 데다 ‘노동성 행사’는 지양하자는 교육 방침으로 학생들이 묘목을 만져보기 어렵게 된 가운데 식목일 때라도 나무를 심으며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 도내 시·군 교육지원청과 학교 등에 따르면 지역 상당수 학교가 자체적인 나무 심기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식목일 행사가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는 학교 권한이어서 전북교육청이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공휴일 지정이 취소된 후 갈수록 분위기가 약화돼 최근에는 식목일을 챙기지 않는 추세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학교 부지나 주변 공터가 존재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도심 학교가 늘어나고 부지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나무 심을 공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전주 여울초 교사는 “과거에는 학교 뒤뜰, 주변 공터에서도 나무 심기가 가능했지만 오늘날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강당, 학습관 등 학교 내부에도 시설들이 지어져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내 일부 교사들은 전북교육청의 ‘학교행사 줄이기’ 교육과정 방침으로 기념일 행사 등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교육과정과 학생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다.

학급운영·교과수업 시간 내에 할 수 있는 교사 재량으로 넘겼지만 빠듯한 수업 시수·학생 노동 강제 민원 등이 우려돼 진행이 쉽지 않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미세먼지 등이 심각한 오늘날 식목일에라도 환경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기고 나무심기를 실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의 한은주 팀장은 “‘나무심기’는 더 이상 산림녹화 차원이 아니라 미세먼지 등 자연 재앙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생사의 문제”라며 “일상화돼야 하지만 이에 앞서 식목일 때라도 기억하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교 여건 변화에 따라 자치단체·시민단체와의 연계, 나무 심기 대체할 환경 교육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녹지공간이 없는 고창 해리초교는 올해 고창군산림조합이 공모한 ‘명상숲’ 가꾸기를 신청해 처음으로 나무 심기 행사를 했다. 해리초 교사는 “학생들이 관계자들에게 나무 심기의 중요성을 듣고 체험하면서 호응이 컸다”고 말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도 시설관리공단과 협약을 맺고 생활체육공원, 전주 초록바위 등 매년 공간을 추천 받는다.

전주초 정현명 교감은 “나무 심기가 어렵다면 실생활에서 숲을 지키는 방법, 기후변화·미세먼지에 따른 나무 심기의 중요성 등을 수업하는 것도 학교에서 하는 좋은 실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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