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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공감' 달콤 쌉싸래한 인생의 맛 믹스커피

강렬한 단맛 뒤에 오는 쌉쌀한 끝 맛, 그리고 입안에 남는 텁텁함.

믹스커피의 맛은 마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뒤섞인 우리네 인생을 닮아있다.

한 잔의 믹스커피, 그 안에 녹아 있는 한국인의 삶을 음미해 본다.

▶ 믹스커피의 황금비율처럼 인생에도 황금비율이 있을까?

새벽 5시에 문을 열기 시작해서 오후 2시면 파장하는 통영의 서호시장. 고단한 새벽시장의 아침을 향긋한 커피로 깨우는 사람이 있다.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시장의 아침을 여는 길다방 바리스타 서명순 씨. 오늘도 그녀의 수레에는 커피와 마실 차가 실린다. 아침 인사 대신 커피 한 잔, 장사 준비로 분주한 시장 사람들의 인사법이다. 이제는 커피 주문에 묻지도 않는다. 개개인의 입맛에 따라 황금비율을 외워 타는 서명순 씨의 맞춤형 믹스커피 한 잔 가격은 500원. 하루 200~300잔씩을 팔아 아들도 키우고 딸도 키웠단다. 밥 대신 믹스커피로 허기를 달래며 서호시장을 누빈 것이 어느덧 20년. ‘믹스커피는 피로해소제’라고 말하는 통영 서호시장 길다방 주인 서명순 씨, 그녀의 믹스커피에서 인생을 만난다.

스틸 = KBS 다큐공감
스틸 = KBS 다큐공감

▶크림과 설탕 두 스푼의 포근한 추억

믹스커피하면 떠오르는 우리 기억 저편 추억의 장소가 있다. 바로 ‘다방’이다. 6~80년대 그 시절 다방은 참 묘한 공간이었다. 지금처럼 갈 곳이 많지 않았던 그 시절 최고의 만남의 장소였던 다방엔 수많은 사람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추억이 켜켜이 쌓여 갔다. 대구에 여전히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다방이 있다. 정인숙 씨가 40년째 운영하는 이곳엔 매일 오는 단골만 해도 100여명, 하루라도 안 보이면 걱정될 정도다. 오래된 사람들만큼 다방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있다. 배달 보온병과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빨간 인주. 간혹 찾는 사람이 있어 선뜻 버리지 못한다. 세월만 쌓인 게 아니라 인생도 함께 쌓였다. 아침마다

올림머리에 한복으로 곱게 치장하고 다방을 깔끔하게 단장하는 정인숙 씨, 그녀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일까?

스틸 = KBS 다큐공감
스틸 = KBS 다큐공감

▶낙원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커피 전문점의 등장과 함께 우리 주변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커피자판기다. 그만큼 찾는 사람도 적어졌다. 자판기 장사 5년이면 건물을 산다는 말은 그야말로 까마득한 옛말. 그런데도 여전히 수많은 단골손님을 보유한 채 현역에서 뛰고 있는 자판기가 있다. 낙원동 골목식당 앞 2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커피자판기 3대. 단돈 200원짜리 커피가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커피 맛이 좋다”는 단골손님이 건네는 한마디에 2대째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는 고한순 씨와 오랜 세월 그 골목길 커피자판기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스틸 = KBS 다큐공감
스틸 = KBS 다큐공감

▶“난 믹스커피로 주세요!!“ 한국의 믹스커피 맛에 빠진 파란 눈의 한글학자

한국인보다 우리말을 잘하는 외국인이 있다. 칠순을 앞둔 독일에서 온 ‘알브레히트 후베’ 교수다. 최근 한 퀴즈쇼에 출연해 ‘믹스커피’ 사랑을 외치며 자칭 믹스커피 마니아로 유명세를 얻은 그는, 사실 46년간 한글 연구를 한 저명한 학자다. 30년 전 한국에서 마신 믹스커피의 맛에 빠져 지금도 하루에 5잔은 마신다는 후베 교수. 한국어 연구가 잘 안 될 때 그가 찾는 처방전은 바로 믹스커피다. 때론 커피 한 잔에 막힌 연구가 술술 풀리고 없던 힘도 생긴다. 파란 눈의 외국인을 단숨에 매료시킨 믹스커피는 어떤 맛일까?

스틸 = KBS 다큐공감
스틸 = KBS 다큐공감

▶고단함도 근심도 삼켜 버리는 커피 한 잔

어둠이 걷히지도 않은 새벽 4시. 주문진항은 살아 움직인다. 바삐 출항 준비를 서두르는 조광운 선장은 올해로 35년째 바닷일을 하고 있다.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바다 조업에서 큰 힘과 위로가 되어준다는 믹스커피. 동료와 조업 중에 마시는 믹스 커피 한잔에는 여러 가지 담긴다. 고단함 속에서 마시는 믹스커피야 말로 최고의 커피라는 조광운 선장.

뜨거운 삶의 현장 속에 믹스커피가 건네는 뜨거운 위로. 그 맛에 오늘도 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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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공감 #믹스커피
디지털뉴스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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