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작가인 K씨(39·전주시 효자동)는 작품을 만들면서 인화지에 대한 불만이 컸다. 자신이 표출하고자 했던 대로 작품이 나오지 않는 것이 인화지 때문임을 안 그는 여러 방법을 연구한 끝에 새로운 재료를 찾게 됐다. 한지를 특수 처리해 사용하는 방안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한지를 재료로 우수한 인화지 기술을 개발한 그는 상품으로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벤처 창업을 결심하고 전북도에 벤처창업 자금을 신청했다.
그러나 벤처 창업자금을 받기까지 어려운 관문과 까다로운 절차에 머리가 절로 흔들어진단다. 기술력에 대한 엄격한 평가 과정을 거칠 때만 해도 저리의 자금을 기술력 하나를 보고 신용으로 지원하는 만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벤처창업자금 지원 업체로 결정됐지만 기술신보에서 보증서 발급에 연대보증인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기술력은 있으나 자본이 부족한 벤처 업체에 무담보 대출을 한다던 홍보와 달라 항의 하고 싶었지만 약자 입장인 그로선 기술신보의 요구 대로 보증인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보증서를 갖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또다시 담보 등을 요구한다고 해 K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K씨가 겪은 과정 처럼 실제 신보와 은행이 연대보증이나 담보 요구로 인해 자금지원 결정을 받고도 자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벤처창업자금이 많은 벤처 업체들에게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전북도가 총 53개 업체에 68억4천만원의 자금 지원 결정을 했지만 대출되지 않은 자금이 20억원으로 전체 금액의 30%에 이른다는 것.
대출되지 못한 20억원 대부분이 담보능력이 부족한 벤처기업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금융기관들의 무리한 담보요구 등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같은 까다로운 절차와 담보 요구 때문에 저리(3%)의 자금 지원 결정을 받고도 대출을 포기하는 업체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벤처기업 육성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벤처기업 육성 정책이 쏟아지고 전북도의 경우도 벤처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지엽적인 지원 절차 때문에 벤처창업자금 지원 제도의 당초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벤처 업체들은 벤처 업체의 특성을 감안해 원활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도록 번거로운 절차의 간소화와 담보대출의 관행을 없애줄 것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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