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라는 직업으로 25년이상을 지내다보니 어느 모임이건 건강문제나 성상담이 주가 되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예를 들어 며칠전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왠지 아래쪽이 가려운 것도 같고, 소변도 시원치않고 피부에 붉은 반점도 나있는데 큰병이 아닌가하고 걱정스러운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술이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자존심도 잃게하는 마력을 지닌 것 같다. 취중에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성관계를 갖게되니 말이다. 술이 깨고 나면 언젠가 찾아올지도 모를 성병에 대해 두려운 생각이 들기 마련.
이때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찾아오는 병은 요도염인데, 성교에 의한 상행성 세균감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초기에는 급성 염증이지만,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만성염증이 되어 오랫동안 고생하게 된다. 균의 종류는 임균과 비임균(잡균) 또는 비특이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임질과 비임균성 요도염(non-gonococal urethritis·NGU이라 한다.
요도염은 통상 성관계로 인해 세균이 요도 점막속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남성의 요도길이는 약 15∼20cm 정도이고 여성은 3∼5cm 정도인데 내강은 점막으로 되어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은 임균인 경우는 약 1∼4일 정도이고, 잡균은 약 7∼21일 정도다. 잠복기가 지나면 균이 증식되면서 급성요도염일 때는 배뇨통, 요도소양감, 또는 요도에서 분비물이 나온다. 비임균성(잡균)인 경우에는 드물게 요도분비물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백색의 점액성 물질이 나오기도 한다. 때론 무증상성 감염도 종종 볼 수 있다.
전립선염이 동반될 때에는 회음부 불쾌감, 음낭통, 하복부통을 보이며, 심하면 부고환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끔거린다고 해서 무조건 다 요도염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여성의 경우 요도 길이가 짧고 처음부터 요도염이 되는 경우는 흔치않다. 여성의 경우에는 냉증이나 과다한 생리혈, 그리고 음식으로 인한 스트레스성으로도 소변을 볼때 따끔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남성의 경우는 요도로 소변이 나오기 때문에 요도염이있을 경우 배뇨통이있거나 가렵거나 농이 보이기도 하며 소변보는 횟수가 많아지는 빈뇨를 유발하는게 보통이다.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해보면 가장 쉽고 정확하게 알수 있다. 가끔은 소변이 탁해 스스로 요도염이라 진단하고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인산료라하여 피속의 노폐물이 신장에서 걸러져나와 방광에 쌓여있다가 장시간 움직이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요도염이 있을 때는 농뇨가 나온다. 소변검사나 그람 염색으로 그람 음성 쌍구균인 임균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합병증은 요도염을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거나 소홀히했을 때 발병하는데 부고환염, 전립선염, 항문주위염, 상행성 감염에 의한 방광염을 유발시킬 수 있고, 심하면 요도주위농양 및 요도협착 등도 가져오기도 한다.
만성 요도염은 비임균성요도염의 치료가 적절하지 못했거나 임균과 클라미디아 감염증 등의 복합감염일때 정확한 진단없이 임질치료만 한 경우 나머지 감염균이 진행될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또 만성 전립선염으로부터의 하행성 감염으로 생기는 요도염도 이에 속한다. 임질 치료시에 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로만 치료하였을 때에도 만성이 된다.
만성, 재발성요도염은 그 호발요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성 상대자의 철저한 추적과 치료를 요한다. 예방은 성교 전파성이 대부분이므로, 불결한 성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며 염증을 보균한 성상대자가 완치된 후 성관계를 하거나 성병이 있는 상대와 피할수 없이 관계를 해야할 경우는 콘돔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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