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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기부 민심'…모금액 확 줄었다

잇단 복지시설 비리·기부금 횡령 등에 신뢰 잃어 / 사회공동모금·자선 냄비 부진…투명성 확보돼야

▲ 19일 전주종합경기장 네거리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이 20도에 머물러 있다. 일부 시설의 비리 등으로 기부문화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박형민 기자

#. 지난 18일 오후 9시20분. 전주종합경기장 사거리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을 지켜보던 전주시민 강모 씨(31)는 “아직도 저런 곳에 돈 퍼주는 사람들이 있는 줄 몰랐다”며 “기부를 해도 단체 주머니만 채워준다는 생각이 들어 기부하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모금된 금액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누구나 알기 쉽고 투명하게 관리되면 기부를 고려해볼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잇따른 사회복지시설 비리와 개인 기부금 횡령 등 사회복지시설 및 단체 관련 사건이 드러나면서 기부금 감소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관련기사 11월 22일자 5면)

 

연말이면 쉽게 들을 수 있었던 “불우한 이웃을 도웁시다”라는 구세군의 멘트와 종소리에 시민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고, 쑥쑥 오르던 사랑의 온도탑 온도계도 증가 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연말연시 등장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도 미진한 상황이다. 19일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는 내년 1월 31일까지 목표액(74억6100만원) 1%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오르는 사랑의 온도탑은 19일까지 31도(23억1200만 원)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모금액 26억400만 원으로 43도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구세군 자선냄비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북과 전남, 광주를 담당하는 구세군 전라지방본영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경우 1억 원 모금을 목표로 지난 2일부터 14곳에서 모금을 시작했다.

 

전라지방본영에 따르면 전북과 전남, 광주에서 모금된 금액은 2015년에는 2억100만 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억7500여만 원으로 줄었다. 기부금 자체도 매해 줄어드는 추세인 데다 각종 사회복지시설관련 사건이 잇따르며 자선냄비를 찾는 손길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구세군 관계자는 “올해는 어금니 아빠 사건 등이 터지며 국민들이 모금에 대한 불신이 생겨 정상적인 모금 조차 참여하지 않으려는 인식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자선냄비 모금은 예년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모금 기간이 남은 만큼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러라도 기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년 넘는 직장생활 동안 해마다 기부처를 1곳씩 늘려 현재 14곳의 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는 한모 씨는 “올해는 많은 사건도 있어 기부 문화 감소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기부는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금액이 어려운 이웃에 돌아가면 좋겠지만, 절반이나 그 절반이라도 돌아갈 수 있다면 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대신 사용처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단체에 후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인이 운영하는 곳에는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낮지만 개인과 기업, 아너 회원 등이 나눔에 동참하면 더욱 힘이 될 것”이라며 “투명성 확보를 위해 보건복지부 감사와 자체 감사는 물론 시민들이 기부금 사용 용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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