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교수 전용 안마사였다” … 동료교수도피해 주장
유서 12장에 억울함 호소…전북연극협회, 영구제명 결정
전북 연극계에서 또다시 ‘미투’ 가해자가 폭로된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도내 사립대 교수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와 피해자, 연극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파문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동료 교수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은 대학교수 A 씨는 지난 2일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다. A 씨는 가족에게 발견돼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북지역 연극배우 송원 씨가 ‘미투’ 공개발언을 하면서 A 교수에 대한 성폭력 피해 폭로가 잇따랐다.
2014년부터 3년간 함께 근무했던 한 겸임교수는 “2014년 초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모텔로 끌고가려고 했고 입맞춤 등 강제적인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제자들은 여성으로서 수치심이 들게 한 그의 언행을 문제 삼았다.
문제가 불거지자 전북연극협회는 지난 1일 A 교수를 영구 제명했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12장의 유서로 억울함을 대변했다.
그는 유서를 통해 “우연히 모텔촌이 보이길래 무심코 ‘저런 곳에 가는 사람들은 어떤 기분이 들까요?’라고 물은 것이고, 곧바로 실언이라고 생각해 사과하고 그대로 가던 길을 갔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를 주장하는 겸임교수에게 오히려 3년 간 협박 당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학교에서 강의하도록 내가 도움을 줬다. 하지만 바람직하지 못한 수업 방식 등으로 강의를 그만두게 했고, 당사자는 실언 폭로를 무기 삼아 강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피해를 주장한 전 겸임교수는 “유서 내용을 보고 그의 자살 시도 소식에 1분이라도 측은한 마음이 들었던 내가 한심스러웠다”고 반응했다. 그는 “앞서 밝힌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며 “분명히 강제적인 신체접촉 등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교수직을 요구하거나 협박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양 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제자들의 피해 발언은 계속되고 있다. 10여년 전 A 교수의 제자였던 B 씨는 “당시 여학생들은 해당 교수의 전용 안마사였다. ‘더 이상 교수님 안마 같은 거 하기 싫다’며 자퇴한 동기생도 있었다”고 말했다. A 교수가 안마를 위해 부르면 수업 중에도 달려가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의 유서에 학생들의 발언에 대한 입장 표명은 없었다.
전북연극협회 역시 영구제명 결정에 대해 확고한 입장이다. 정두영 전북연극협회장은 “공개된 논란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미 협회 내부적으로 확보한 A 교수의 또다른 성폭력 피해 사례가 있다”며 “A 교수 영구제명은 도내 연극계 자정을 위해 반성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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