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명예교수인 김병종 교수(문화·체육부문, 남원)와 정석현 수산그룹 회장(산업·경제 부문, 장수)이 올해 자랑스런 전북인 수상자로 선정됐다. 자랑스런 전북인상은 재경전북도민회와 삼수회, 전북일보가 공동으로 주관한 최고 권위의 상으로, 올해는 유난히 쟁쟁한 거물급 인사들이 많이 추천돼 경쟁이 치열했다.
이달 24일 수상자 발표 후 김 교수를 만났다.
김병종 교수(65)는 서울대 미대 최연소 교수와 최연소 학장을 역임한 인물로, 베스트셀러 ‘화첩기행(전 6권)’의 저자이기도 하다. 국내 대표 화가의 한 사람으로 EU를 비롯해 세계 10여개 재외 한국공관에 그의 작품이 설치돼 있을 뿐 아니라, 대영 박물관·로얄 온타리오 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 때 그의 작품이 증정됐으며, 지난 남북 정상회담 때는 작품 ‘화려강산’이 비공개 정상회담장에 걸리기도 했다.
-우선 소감 한 마디 듣고 싶다.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영광스러우면서도 죄송하고, 민망하다”
-지난 8월말 서울대 정년퇴임 때 41명을 대표한 고별사가 잔잔한 화제다. 서울대와의 인연이 고향만큼이나 깊고 오래되지 않았나.
“‘서울대 농부론’을 말했는데, 내가 시골 출신이어서 농사 얘기를 한 건데,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셨던 것 같다.”
이미 대학 시절 각종 공모전에서 연달아 수상을 하면서 전국 대학생 미전에서 대통령상을 받고, 동아·중앙일보의 신춘문예 당선에, 삼성 저작상, 대한민국 문학상까지 받으며 화(畵)·문(文) 양 날개를 차고 올랐던 그에게는 한 가지 신화가 있다. 1984년부터 개설해 10여 년 동안 강의했던 ‘미술의 이해’라는 과목의 수강생이 매학기 1000여 명에 육박하였고, 아직도 서울대에서 그 기록은 깨어지지 않고 있다.
-남원시립 김병종 미술관이 화제다. 개관 1년 만에 연 관람객이 3만 명에 육박했다고 하는데, 미술관의 성공비결은 무엇인가.
“4년여에 걸쳐 지어진 미술관이 워낙 아름답고, 학예사들이 정말 좋은 기획을 많이 한다. 거기에 춘향이 이외의 문화 콘텐츠에 목말랐던 것도 주효했다고 본다.”
평생 제작한 400여 점의 작품과 3500여 권의 도서를 남원시에 완전 무상 기증하였고, 남원시는 이를 기초로 국비·도비를 끌어내 시립 김병종 미술관을 건립했던 것. 그의 이름을 딴 미술관은 남원의 효자 상품이 되어 전국 각지는 물론 일본·중국 등지에서도 관람객이 오고 있다.
-고향 사랑이 특심한 것 같다.
“그건 300만 출향 도민이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어렸을 적, 자연 환경은 좋았지만 보고 배우고 느낄 문화시설이 전무해 재능 기부를 했을 뿐이다.”
그의 애향심은 정평이 나 있다. 이미 1990년대 초에 모교인 남원 용성중 성적 우수 학생들의 유럽연수를 위해 장학금을 기탁하고, 남원 의료원 신축이전 때는 당시 1억 원 상당의 미술품을 무상 기증해 건축물의 준공을 돕는 등 고향의 일에 소리 없이 발 벗고 나서기를 자주했고, 이런 공로로 1990년 전북대상을 받을 바 있다.
-전북의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문화다. 문화가 답이고, 문화가 경쟁력이다. 다만, 그 문화가 굴뚝 없는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참신하고 과감한 기획들이 필요하다. 조선 왕조의 탯자리라는 역사적 자부심 위에 끊임없이 현대적 동력이 연결되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때 거론됐던 새만금의 구겐하임 미술관 건립이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유치 건은 다시 짚어볼만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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