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고등학교 교장 파면을 요구한 학부모들의 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되었다. 불과 23일 만에 21만 명이 넘는 인원이 청원에 참여하였고, 최대한 강력히 조치를 하겠다는 청와대의 답변이 돌아왔다.
아이돌 사관학교로 불리는 공연예술 특목고인 이 학교는 작년 10월, 서울시 교육청의 특별감사를 받았다. 교장 파면과 행정실장의 해임이라는 중징계 처분이 권고되었다. 하지만 학교 재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답답한 학생들은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갔다. 졸업생들은 관련 영상을 만들었다. “누가 죄인인가”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두 달 만에 조회 수 478만을 기록했다. 학생들이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숨겨진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들끓는 잡음에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도 움직였다. 학교를 직접 마주한 의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한류 인재 양성의 중심에 있는 고등학교의 시설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였다. 학생들은 환기가 되지 않는 연습실, 비상 탈출구도 없는 곰팡냄새 가득한 지하 실습실, 열악한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었다. 더운 여름철 실습실 에어컨도 행정실 직원의 허락을 받아야 이용을 할 수 있는 상황. 일반고의 세 배에 달하는 비싼 등록금은 어떻게 사용된 것일까?
그에 반해 교내에는 특정 교직원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교장 일가의 바비큐 파티 장소로 사용되는 옥상 정원과 게스트 하우스, 교장 가족들이 사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었다.
시설 문제 외에도 부적절한 공연, 절차를 무시한 입학 전형,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횡령 등 숱한 의혹들이 앞선 감사 결과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한 해외 공연의 경우, 학생들에게 70만 원의 참가비를 받고도 1박에 1만 6000원 정도의 기숙사에서 학생들을 숙박하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정 중 대부분의 행사는 작은 교회 공연이었다. 무대를 갈망했던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학교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었다.
서울공연예술고의 교장과 그의 부인인 행정실장, 행정실 직원과 연기과 정교사로 임용된 자녀들. 그들이 벌이는 상식 밖 학교 운영의 배경에는 2006년 좌초된 사립학교법이 있다. 무분별한 친인척 채용과 교육청 감사 결과도 무시할 수 있는 학교법인 이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일부 문제를 일으키는 사학재단을 방치시키고 있다.
서울공연예술고 사태의 진실을 전횡을 낱낱이 취재한 MBC ‘PD수첩’ <누가 죄인인가-아이돌 사관학교에선 무슨 일이...?> 는 오늘(30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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