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가맹점 수 2686개, 이용건수 405건(4.28기준)
도내 편의점, 전통시장 등 기업·상인회 중심 일괄 신청
일괄 신청으로 사용방법 등 정보 전달 안 돼
우편으로 QR코드 전달받은 상인, 개봉도 하지 않는 경우 수두룩
8일 전주시 효자동 CU편의점. 제로페이 가맹점이라는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기자가 직접 방문해 커피한잔을 구입한 뒤 제로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지난 2일부터 정부가 나서서 전국 편의점에서도 제로페이가 가능하게 됐는데, 실제 현장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제로페이에 대해 물은 손님은 처음인 듯 점원 김모 씨(41)는 “네?”하고 되묻다 “여기 (제로페이) 스티커 있네요”라 말했지만 결제 방법을 잘몰라 헤맸다.
이에 기자가 결제를 위해 스마트폰의 QR결제 버튼을 누른 뒤 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하니 화면 상단에 QR코드?바코드가, 하단에는 소비자가 QR코드를 촬영할 수 있는 화면이 나타나 점원이 스마트폰을 매장 포스기기로 인식해 결제가 이뤄졌다.
“결제에 관한 교육을 받았냐”는 질문에 김씨는 “공문으로 무언가 내려온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며 “결제는 바코드가 보이니 포스기로 결제했고, 사실 제로페이 결제는 처음이다”고 말했다.
기자도 편의점을 찾기에 앞서 제로페이로 결제하기 위해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의 설명을 듣고 포털사이트 QR코드 페이를 등록한 뒤 은행계좌 연결, 스마트폰 인증, ARS 인증 등 5단계 절차를 밟았는데 5~7분 정도 소요됐다.
전통시장은 더욱 제로페이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제로페이가 스티커가 붙어있는 전주시 인후동 전통시장인 모래내시장내 한 닭강정 가게에 제로페이 결제 여부를 물어보니 상인 이모 씨(28)가 “카드는 다 된다”는 엉뚱한 답을 했다.
옆 건어물 상점 주인은 “우편으로 배달된 노랑봉투가 있는데 뜯어보지도 않았다”며 제로페이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 “전혀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일보가 전주시내 전통시장 상가 30여 곳을 확인해본 결과 4곳에만 제로페이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으며, 일부 상인들은 우편으로 받은 스티커와 QR코드 등을 개봉하지도 않았다.
정부와 전북도 그리고 소상공인 수수료를 면제해준다면서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갑작스런 정책에 수혜를 받아야 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정작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활성화가 되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전북중기청에 따르면 제로페이 가맹점을 모집한지 3개월이 넘었지만, 도내에 가입된 제로페이 가맹점은 2686개로 저조했고, 제로페이 결제건수는 405건에 그쳤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앞서서 제로페이 가맹점으로 등록하고 전통시장의 경우 상인회를 통해 일괄적으로 하기 때문에 일선 편의점과 전통시장 상가 별로 제로페이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필요해 보였다.
소비자들의 이용을 이끌어낼 유인책도 부족한 것이 제로페이의 현실이다. 체크카드 소득공제율 30%보다 높은 40%라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처음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QR코드로 결제하는 형태를 익혀야한다. 일부 시중은행들의 소비자용 제로페이 시스템 구축 미비 등도 빠른 활성화를 막고 있는 다른 요인이다.
전북중기청 관계자는 “지난 4월 소상공인들과 제로페이 가맹점주에게 제로페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을 진행했었으며 5월에도 실시할 예정이다”며 “올해 가맹점 1만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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