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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2.87% 인상, 전북지역 재계·노동계 반응 엇갈려

내년 시간당 240원 인상 8590원으로 결정
노동계 반발·자영업자 안심·아르바이트생 아쉬움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40원(2.87%) 오른 시급 8590원으로 결정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은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때인 1999년(2.69% 인상)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10년(2.75%) 이후 역대 3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전북지역에서 재계는 동결이 이뤄지지 않은 아쉬움을 표하는 반면, 노동계는 낮은 인상이라고 반발하는 등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재계 “동결했어야, 경영난 심각”

전북경영자총협회는 이번 인상률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인상률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절실히 기대했던 ‘동결’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전북경총 관계자는 “내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전년대비 2.87% 인상된 것은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인상률”이라면서 “하지만 이 역시 금융위기와 필적할 정도로 어려운 현 경제 상황과 최근 2년간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절실히 기대했던 최소한의 수준인 ‘동결’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쉬운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도내 중소기업은 물론, 여성기업, 소상공인들 역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감을 보였다.

두완정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중소기업회장은 “기업은 근로자와 상생해야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리는 것에 반대는 하지는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제가 너무 어려워 고충분담 차원에서 ‘동결’을 요청했던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직원들에게 월급을 조금만 주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서로가 양보하고 상생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김지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장도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소폭으로 이뤄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경영인들은 부담은 똑같다”면서 “전북의 여성기업은 영세한 곳 많아 임금이 소폭으로 인상되더라도 향후 신규 인력 채용이나 기존 인력 감원 등에 영향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주상공회의소는 최저임금 인상폭이 적어 다행스럽다는 입장이다.

전주상의 관계자는 “기업인들 느끼는 애로사항은 대부분 근로시간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이다”면서 “다행스럽게 이번 최저임금 인상폭이 적어 기업인들의 부담이 조금이나마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노동계 반발, 아르바이트생은 안타까움, 자영업자 안도

강문식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2018년도 실질 GDP 성장률 2.7%에 한참 못 미치는 인상률”이라며 “2000년 이후 실질GDP가 93% 상승하는 동안 노동자 실질임금 상승은 28%에 그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시가구 최저 생계비 등을 놓고 최저임금을 논의를 했어야 하는데 올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1만원 제도의 취지를 무시하며 최저임금을 낮춰야 한다고만 했다”며 “이는 문제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공식적인 폐기이며 정부가 양극화 해소를 포기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안재성 한국노총 전북본부장도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은 대통령공약사항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정책과 달라 매우 분개한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아르바이트 생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덕진구 한 웨딩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모씨(24·여)는 “최저임금이 1만원 때까지 오르길 바랬지만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며 “하지만 높은 최저임금으로 인해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더 어려워져 개인적으로 적은 최저임금 상승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천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41)는 “최저임금이 그나마 적게 올라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에는 최저임금이 너무 높게 올라 장사가 안되는 와중에 인건비는 높아 너무 힘들었다. 사실상 최저임금을 낮추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강정원·최정규·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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