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관외진료비 5470억, 2015년 비해 3000억 늘어
서울 등 대형병원, 환자 유치 위해 공격적 마케팅 진행
#1. 직장인 A씨는 최근 어깨 수술을 받기 위해 타 지역 유명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관절 등 어깨 수술을 해당병원이 유명하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전북에서 어깨 수술을 하기에는 믿음직한 병원이 없고, 해당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후유증도 없다는 주변사람들의 추천이 있었다”고 말했다.
#2. 자영업자 B씨는 수 년 전 녹내장 수술을 서울의 한 유명병원에서 받았다. 자칫하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과 서울권 병원에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유다.
B씨는 “서울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수술까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면서 “실력도 전북의 의사보다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북도민들이 이렇게 지역 의료기관을 믿지 못하고 수도권이나 타 지역 유명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매년 늘고 있다. 원정 의료진료는 의료소비자의 진료비 부담 가중과 함께 지역 의료기관의 위축,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등 직간접적 손실이 막중하다는 점에서 지역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특히 지역 내 의료체계에 대한 불신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전북의료계의 신뢰회복과 자성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2017년 지역별의료이용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전북의 의료보장 인구가 지출한 진료비는 3조5000억원 중 관외(타지)진료비는 5470억원이었다.
관외 진료비는 지난 2015년 2000억원에서 2016년 4980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했다. 3년 만에 관외진료비가 3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타 지역 의료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역내 부족한 의료인력과 서비스 정체 등이 꼽히고 있다. 서울 삼성병원과 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 서울·경기 지역의 대형병원들은 전문코디네이터를 고용해 지역의 환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또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들에게 진료에서 수술까지 빠르게 진행되는‘원스톱서비스’와 지역환자를 위한 셔틀버스 운영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전국의 환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양질의 의료진 수요가 많다보니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도 레지던트(전문의)시절부터 수도권의 유명병원을 선호한다.
반면, 전북의 경우 매년 전공·전문의 부족현상에 시달리고, 의료기기 노후화, 의료서비스 정체 등을 겪고 있다. 전북대학교병원의 경우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암환자에 한해 패스트트랙 정책을 지난해 도입, 진료부터 수술에 이르기까지 빠른 진료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서울의 유명 병원과의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특성에 맞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좋은 의료진을 확보하고, 최첨단 의료기기 도입, 현재 암환자에 국한되어 있는 패스트트랙 확대 등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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