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17일 정치권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 등 여야 ‘거물급’ 인사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소식에 크게 술렁였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등지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임 전 실장이 돌연 불출마 뜻을 밝히고, 나아가 사실상의 정계 은퇴까지 시사하면서 여권이 크게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한국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원장인 김 의원이 자신의 불출마는 물론, 당 지도부와 의원 전체가 총사퇴하고 당을 해체해야 한다는 강경 메시지를 던진 것을 두고 야권 역시 동요하는 모습이다.
임 전 실장과 김 의원의 이날 불출마 선언으로 여야 양쪽 진영의 ‘인적쇄신론’이 탄력을 받으면서 총선 판도가 흔들리고 보수통합과 정계개편 등 정치권 핵심 이슈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를 막론하고 세대교체와 ‘물갈이’ 여론에 불이 붙고, 관련 움직임의 가시화도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청와대를 떠나 지난 3월 복당하면서 “당이 요청하면 언제든지 당을 위해 헌신할 생각”이라고 했던 임 전 실장의 ‘폭탄선언’에 민주당은 ‘금시초문’이라며 놀란 분위기다.
일각에선 임 전 실장이 서울 종로의 현역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끝내 ‘지역구 교통정리’를 하지 못한 것이 이런 결단의 한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임 전 실장이 속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민주당 내에서 오랫동안 기득권을 지켜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임 전 실장의 불출마 시사가 또 다른 86그룹 인사들에게도 일종의 자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 중 가장 상징성이 짙은 임 전 실장의 불출마가 수석·비서관·행정관급을 아울러 40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청와대 출신’ 총선출마자들에게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읽힐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친문’(친문재인) 핵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청와대 출신’의 대거 출마로 당내 불만과 갈등이 생길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면서 “청와대나대통령을 팔아 덕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면 ‘악역’을 할 생각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당에서는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중진 용퇴론’ 등 인적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한국당에서는 지난 5일 재선 김태흠 의원이 ‘영남권·강남 3구 중진의원 용퇴 및 험지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이후 초선·재선들의 쇄신 촉구가 잇따랐지만, 초선 유민봉·재선 김성찬 의원의 불출마 선언 외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던 상황이었다.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40대 젊은 의원의 결단을 내린 만큼 당내 중진들에게는 용퇴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며 “김 의원이 (쇄신의) 물꼬를 텄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이 주장한 ‘당 해체’와 의원직 총사퇴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향후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등과의 보수통합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의원은 유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했다가 한국당에 복당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