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와 대형건설업체들의 시장잠식으로 수주난이 가중되면서 전북지역건설업체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대규모 사업수주에 성공하는 쾌거를 올리고 있지만 명과 암이 교차하고 있다.
미지의 해외시장을 개척해 수주난 해소와 전북 건설의 선진기술을 만방에 과시한다는 이점도 있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경영난에 봉착하는 사례도 많아 철저한 사전준비와 충분한 자금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전북지역에서는 지난 2003년 신일건설이 해외건설협회에 가입한 이후 2004년 새한과 정신건설, 2005년 한백건설 등이 회원사로 등록해 현재는 30개 종합과 전문, 전기건설업체들이 가입돼 있다.
해외시장에 대한 전북지역 건설업체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대규모 사업수주에 성공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도내 중견건설업체인 플러스 건설이 뉴질랜드에서 2700만 뉴질랜드 달러(한화 220억 원) 규모의 아파트 신축 건설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플러스 건설은 지난 2011년 한국업체로는 최초로 남태평양 퉁가 아일랜드의 쓰나미 수해복구 프로젝트(30억원 규모)를 수주한데 이어 2013년 뉴질랜드에서 150억원 규모의 호텔 건설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한백건설도 베트남에 대규모 리조트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또 한번의 해외시장 개척 성공신화를 쓸수 있을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도내 건설업체들이 중국과 카자흐스탄, 몽고 등지에서 다양한 공사수주 활동을 벌려 왔지만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정보인프라 구축 부족 등으로 대부분 실패에 그쳤다.
2000년대 후반 ‘수목토’라는 독자적인 아파트 브랜드로 인기를 누리면서 1군까지 진입했던 엘드건설이 카자흐스탄에 5000여 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을 추진하다 자금난으로 최종부도 사태를 맞았다.
정신건설은 지난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 기술교육직업훈련청에서 발주한 1억3300만 달러 규모의 알 하사 국립기술직업훈련센타 신축공사를 따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도내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2군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1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공사를 원청 수주한 경우는 사상 초유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와는 다른 기성금 지급 방식 때문에 지속적인 자금난과 경영압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해외건설시장 역시 수주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고 전북지역업체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아직은 걸림돌이 많다며 신중하고 치밀한 접근을 조언하고 있다.
우선 도내 건설업체들의 신용평가가 좋지 않아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점이 도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에 가장 큰 난제로 꼽히고 있다.
해외에서 공사를 수주했다해도 지급보증을 받기 어려워 공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예견되고 있다.
선급금을 지급하고 공사실적에 따라 기성금을 지급하는 국내건설환경과는 다른 기성금 지급방식도 해외진출 기업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북 뿐 아니라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대기업들도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수주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신용상태가 대기업체에 비해 좋지 않은 도내 기업들이 해외수주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금력 확보와 신용평가점수 향상 등 풀어야할 과제가 아직은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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