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 곳곳 열매 떨어져 악취 발생·도시미관 해쳐
전주시 “암나무 수나무로 교체 등 불편 최소화 총력”
“마스크를 써도 은행 열매 악취는 막을 수 없어요.”
12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객사 일대. 가을임을 알리는 듯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나무들이 즐비해 있었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하나같이 바닥을 보며 까치발을 든 채 걷고 있었다. 이유는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열매 때문이었다.
은행 암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를 밟으면 악취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고자 바닥을 보며 걷고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날은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 은행나무에 매달려 있는 열매가 떨어져 보행자가 맞는 경우도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시민 박정우 씨(23)는 “은행 열매를 밟으면 느낌도 이상하고 냄새가 심해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면서 “만약 열매를 밟고 버스를 타거나 실내에 들어가면 냄새가 퍼져 민망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인근 마트 상인은 “매일 아침만 되면 은행 열매가 떨어져 있어 냄새 때문에 매일 청소를 하고 있다”면서 “밟힌 은행 열매는 냄새도 심하고 빗자루로 잘 쓸리지도 않아 매일이 고역이다”고 토로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에 식재된 가로수 6만 4000그루 중 은행나무는 1만 2063그루에 달한다. 이 중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는 2850그루다.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선호되는 이유는 병충해에 강하고 공기정화에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을만 되면 시작되는 은행 열매의 악취 때문에 전주시는 매년 은행열매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달 말부터 굴착기에 전동 수확기를 장착해 진동을 줘 열매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열매를 채취하고 있다. 또한 연내까지 민원이 잦은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온고을로 일대 은행암나무 120그루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가을마다 반복되는 은행 열매 악취를 막기 위해 열매를 조기 채취하는 등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나무마다 열매가 맺히는 시기가 달라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보행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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