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광주지역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가 마사토를 지나치게 많이 섞은 불량 레미콘을 사용한 게 원인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 아파트의 외벽 붕괴 사고는 무리한 공사와 불법 하도급이 원인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2019년 5월 착공해 올해 11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사고 시점 공정률은 58%에 불과해 영하의 날씨에서도 무리한 작업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사토를 섞은 불량레미콘을 사용해 건축물의 강도가 떨어져 붕괴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바다골재 채취 중단으로 인해 골재가격이 급등하고 수급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일부 레미콘사들이 어쩔 수 없이 마사토를 섞은 불량 골재 사용량을 늘려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레미콘업계의 한 관계자도 “일부 레미콘사들이 레미콘 제조 과정에서 마사토를 섞어쓰는 등 레미콘 품질 우려가 높아진 게 현실”이라며 “토분이 많이 섞인 마사토를 쓰면 콘크리트 강도가 확연히 떨어지는 등 문제가 많지만 정부 단속만으로는 일일이 가려내기 힘든 탓에 여전히 불량골재가 상당량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도 ‘레미콘 제조사들이 미제염사를 사용해 부실공사를 유발하고 토분이 다량 함유된 개답사ㆍ마사토 등 불량골재를 사용한다’는 골재업계의 제보와 무허가 골재업체들의 불법적 채취에 대한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특히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배출되는 화강암에서 풍화된 마사토를 건축자재로 쓰는 게 합당한가하는 의문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레미콘에 마사토를 절대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모래와 시멘트만으로 레미콘을 제조할 경우 거칠고 지나치게 강도가 높아 오히려 부러질 위험성이 커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10% 미만의 마사토 사용은 강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레미콘 품질을 더욱 향상시킨다는 얘기다.
이 경우 토분이 3% 미만의 마사토를 사용해야 하며 필터플러스를 통해 토분을 제거한 마사토를 사용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도내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마사토를 10% 미만으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제조원가를 줄이기 위해 20% 이상 쓰는 경우도 간혹 발생하고 있다”며 “이 경우 강도측정을 통과하는 경우도 많아 그냥 넘어가고 있지만 건축물의 강도에는 상당히 문제가 크다”고 밝혔다.
불량 레미콘 문제를 놓고 모두가 한목소리로 꼽는 공통분모는 덤핑입찰 및 납품 등으로 악순환하는 쥐어짜기 관행의 산물이란 점이다. 최상단에 자리한 발주기관, 정부가 제값을 주고 제대로 관리감독만 해도 막을 수 있는 사고와 후유증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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